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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모르고 투자했단 낭패…콘탱고·ETN·롤오버 뭔뜻?

'투자위험' 경고등 원유 선물 ETF·ETN 알고 투자해야
콘탱고·백워데이션에 따라 롤오버 비용효과 달라져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20-05-05 06:15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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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회사원 A씨는 지난 3월 폭락장에 주식을 시작했다. 이른바 '동학개미'다. 큰마음 먹고 시작한 주식이지만 뒤늦게 입성한 탓에 재미는 보지 못했다. 그런 A씨에게 주식 선배들은 '원유투자'를 권했다. 그러나 'ETF, ETN, 콘탱고, 롤오버' 등 각종 용어들에 투자는 커녕 '수험생 모드'로 공부부터 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가 일부 우량주에서 '원유'로 옮겨가고 있다. 유례없는 국제 유가 급락으로 '앉아서 손실을 볼 수 있는' 괴리율 급등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전액 원금 손실 위험까지 드러나고 있지만 불개미들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투자위험' 경고등이 켜진 원유 선물 ETN 등의 시장은 주식 시장과 구조가 다르고 투자 용어들도 어려워 알지 못하고 덤볐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원유 ETF, ETN은 뭐지?

원유는 금이나 은처럼 현물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ETF나 ETN 등을 통해 원유에 투자한다. 

우선 ETF는 상장지수펀드로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다. 쉽게 말해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개별 주식을 손쉽게 고를 수 있는 펀드투자의 장점과 언제든 원하는 가격에 매매가 가능하다는 주식투자의 장점을 결합했다고 볼 수 있다. 
    
Exchange Traded Note의 약자인 ETN은 상장지수증권을 말한다. 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돼 쉽게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기초지수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지급을 약속하는 것으로 ELS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만기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ETF와 ETN은 큰 틀에서는 비슷해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상품이다. 우선 상장하는 주체가 다르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상장하지만 ETN은 증권사가 상장한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ETF가 조금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ETN은 유동성 공급자(LP)가 유동성 공급을 위해 호가를 내기 위해서는 발행 물량을 금융당국에 사전에 신고하고 물량을 확보한 이후 추가 설정을 해야 한다. 반면 ETF는 복수의 LP가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소진돼도 거래가 중단될 가능성이 낮다. 

최근에는 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ETF와 ETN에서도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쉽게 말해 레버리지는 상승에 투자, 인버스는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원유 선물의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한다. 원유 선물 가격이 상승하면 레버리지 가격은 2배 상승하고, 반대로 원유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2배 하락한다. 만약 유가가 하루에 50% 하락하면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 곱버스는 레버리지와 정반대다. 원유 선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베팅하는 상품이다.   

◇핵심은 롤오버…콘탱고냐 백워데이션이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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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투자에서의 핵심은 롤오버다. 원유 ETF의 기초 자산은 선물이기 때문에 매월 만기가 오는데, 만기가 오기 전 선물거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근원물을 원월물로 교체해야 한다. 즉 만기가 오는 근월물을 만기가 먼 원월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 만기 전까지 팔지 못할 경우 실제 현물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롤오버는 시장 상황이 콘탱고인지, 백워데이션인지에 따라 비용 효과가 달라진다. 여기서 콘탱고 현상은 차근월물이 근월물 대비 비싸지는 것을 말한다. 최근처럼 만기가 먼 선물 가격이 급등했을 때에는 '슈퍼 콘탱고'라고 부른다. 매달 선물 만기 때 근월물을 팔고 차근월물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콘탱고 현상이 벌어질 경우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더 비싼 가격의 원유 선물을 사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원유는 보관 비용이 들고 극단적으로 낮아진 현재의 유가 수준은 미래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확대하면서 슈퍼 콘탱고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선물 롤오버 시 비용이 발생하고 해당 비용은 원유 선물 ETP(ETF+ETN)의 순자산가치에서 차감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중장기 원유 선물에 투자하게 되면 콘탱고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롤오버 비용이 지속 발생하고 ETF의 순자산가치에서 비용이 차감, ETF 수익률은 기초 지수 등락률 및 수익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정지까지 부른 '괴리율은' 뭐길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거래가 중단된 원유 관련 종목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 혼합 ETN 등 4개 종목이다. 이들 종목은 4월28일~5월4일까지 3거래일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 거래소는 거래 중단 전날인 27일 단일가 매매로 거래를 재개했음에도 이들 종목의 괴리율이 모두 30%를 넘어섬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괴리율은 ETN가격과 실제 지표가치(IV)의 차이다. 괴리율이 높을 수록 매매가격이 실제가치보다 부풀려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 이후 유가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과열이 일면서 괴리율이 무려 1000%까지 비정상적으로 폭증했다. 괴리율 1000%는 가격이 실제 가치의 10배라는 의미다.ETN가격이 실제가치에 수렴할 경우 유가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투자자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거래소는 ETP종목의 괴리율이 20%을 넘을 경우 거래방식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고 단일가 매매 상태에서도 괴리율이 30% 이상 커지면 3거래일간 거래를 정지하는 괴리율 대응 기준 강화조치를 발표해 시행 중이다. 

거래소는 "괴리율 확대는 원유가격이 역사상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심리도 강해진 데 따른 것"이라며 "투자자가 해당 ETN을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한 후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로 회귀해 정상화될 경우에는 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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