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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48명' 이천 화재…"안전수칙 등한시 현장 개선해야"

"안전수칙 지키는 일, 규제 아닌 규범으로 여겨야"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확인 제도 실효성 미비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2020-05-02 14:37 송고 | 2020-05-02 16:13 최종수정
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0.5.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재'(人災)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안전수칙을 등한시하는 현장의 분위기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사 현장의 안일한 안전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우레탄폼 등 가연성 재료를 마감재 등으로 쓴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난연성 우레탄폼으로 시공해도 유증기가 발생하긴 마찬가지"라며 "안전을 우선 확보하는 현장의 분위기가 조성돼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진수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안전 수칙만 지켜도 안전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을 상당수 줄일 수 있다"며 "안전과 관련된 것은 규제가 아닌 규범으로 생각하고 작업장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32분쯤 경기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 물류창고는 전소했다.

당초 소방 당국은 공사현장 내에 우레탄폼 작업 중 발생한 기름증기(유증기)와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 중 튄 불꽃이 결합해 순식간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공사와 용접 등 발화 우려가 있는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안전수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다만 현장에서 용접·용단 등 불꽃작업의 흔적이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건물 내부가 거센 화염으로 상당 부분 녹아내리면서 원인 분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0.5.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작업장의 안전이 잘 지켜지고 있는 지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가 재정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천 물류창고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 당국으로부터 '화재 위험 주의'를 세 차례 지적받았으나 '조건부 적정' 판단을 받아 계속 공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에 따르면 이천 물류창고 시공사와 발주자는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심사 받았고 이 가운데 3차례 화재 위험 주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란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 등 위험요인에 의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로, 안전보건공단에 제출해 심사·확인을 받게 된다.

박 교수는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작성이 형식적 절차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며 "주의를 주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적된 사안이 제대로 반영이 됐는지 확인하고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을시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확인 제도가 사고 예방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작성 대상 항목을 위험요인 중심으로 개편하고 안전보건공단의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전면적인 제도 개편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