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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오명' 김상철 회장 체제 10년새 매출 7배…한컴 '환골탈태'

영업익은 3배 급증…주인 8번 바뀐 한컴, AI 기업 변신
김 회장 장녀 김연수 부사장 경영 전면에…'2세 경영' 기대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5-07 06:05 송고 | 2020-05-07 11:13 최종수정
김상철 한컴 회장 © 뉴스1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컴퓨터가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정적 성장을 바탕으로 '2세 경영'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컴그룹은 지난 6일 김연수 전략기획실장을 그룹운영실장 부사장에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김상철 회장의 장녀다. 

90년대 초 설립된 한컴은 대표적인 '1세대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그간 8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등 부침을 겪다 현 김상철 회장이 인수한 이후 지난 10년간 매출이 7배 성장하고 영업이익이 3배나 급증하는 등 '환골탈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전면에 등장한 2세 경영으로 '한컴의 2.0'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사냥꾼 오명' 김상철 회장 체제 10년째…한컴의 '환골탈태'

한컴은 1990년 설립된 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맞서는 워드 프로세서 개발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1998년 MS와 ‘아래아한글’ 소스코드 매각을 논의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고 이후 8차례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심각한 경영 불안에 시달렸다.

잦은 인수합병 속에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필수적인 연구개발(R&D)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지 못했고 이로인해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07년과 2008년 한컴의 R&D 총액은 연간 60억~70억원 수준으로 매출의 15% 안팎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컴의 매출 역시 수년째 400억 원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성장 정체에 빠져있었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구입해주는 소프트웨어 판매량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측면이 컸기 때문에 '애국소비에만 기댄다'는 지적도 받았다. 정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문서 소프트웨어인 탓에 해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고 해킹 결과 드러난 한컴의 수많은 취약점 때문에 주력 상품인 '한컴 오피스'의 경쟁력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배포한 '업데이트툴'을 악용한 해킹 공격 수법마저 창궐하는 등 기업 입장에선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시기를 보냈다. 

이랬던 한컴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2010년 김상철 회장 취임 이후부터다. 당시 김상철 회장이 한컴을 인수할 때만 해도 '이번에도 기업사냥꾼 손에 한컴이 넘어갔다'는 시각이 업계엔 팽배했다. 김 회장이 한컴을 되살리고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부활시키기 위해 한컴을 인수했다기보다는 외형 성장만 추구해 기업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노릴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김 회장은 M&A 이후 R&D부터 크게 늘렸다. 2011년 한컴의 R&D는 147억원 규모로 매출의 31.06%에 달했다. R&D 규모가 2배로 급증한 것이다.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이 안정되면서 사업 다각화도 이뤄졌다. PC 기반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삼았던 것에서 벗어나 IT 환경 변화에 따라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에 한컴이 선보인 홈서비스 로봇 '토키'.  2020.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0년간 매출 7배, 영업이익 3배 급증…AI·클라우드 등 신산업 다각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모바일용 '한컴오피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모바일 오피스 시장을 선점했고 다운로드나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형 '웹오피스'를 개발해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러시아 포털 '메일닷알유'에 공급했다.

PC용 오피스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6년 한컴오피스에 MS 워드 엔진을 탑재하는 등 과감한 시도로 해외에서도 MS 대체재로서 기반을 갖췄다. 이후 러시아 1, 2위 리테일 채널인 엠비데오와 엘도라도를 통해 PC용 한컴오피스를 판매해 러시아 B2C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 10%를 상회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결과 2010년 473억원이었던 연간매출은 지난해 3193억원으로 10년간 6.75배 성장했다.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2010년 108억원에서 지난해 332억원으로 3배 성장했다. 2019년에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분야 투자가 증가하면서 이익이 주춤했는데도 3배 급증한 것이다.

지난 1분기는 역대 최고 분기실적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이 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150.2% 급증했다. 또 다른 기업사냥꾼이 아니냐는 오명을 쓴 김상철 회장이 실적으로 지난 10년간의 경영성과를 입증한 셈이다.  

한컴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산업'과 AI, 클라우드 등 신산업 분야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AI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신사업은 AI 관련 분야다. 한컴은 자체 보유한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 4대 AI 기업인 아이플라이텍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음성 통·번역을 비롯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로봇(물류, 교육용), 자율주행, 공유주차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사업을 전개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이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한글과컴퓨터, 한컴MDS, 한컴로보틱스, 한컴위드, 한컴모빌리티, 아큐플라이AI 등 여러 그룹사들의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시티 관련 제품 및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2020.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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