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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성 살해 피의자 차 안서 무차별 폭행…CCTV 포착(종합)

48만원 때문에…폭행 당한 여성, 남성에게 비는 모습 찍혀
피의자, 범행 뒤 여성 손목 금팔찌 빼내 자기 아내에 선물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2020-04-24 18:09 송고
23일 전북 진안군 한 천변에서 지난 14일 실종된 A 씨(34·여)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현장에 나온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0.4.23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23일 전북 진안군 한 천변에서 지난 14일 실종된 A 씨(34·여)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현장에 나온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0.4.23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실종 9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30대 여성은 수년간 알고 지낸 지인에게 차안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폭행 당한 해당 여성은 남성에게 인정에 호소하며 빌고 있는 모습도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24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1시께 전주 효자공원묘지 인근 도로 방범용 CCTV에 A씨(34·여)가 B씨(31)에게 1차 폭행당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또 다음 CCTV에는 A씨가 B씨에게 빌면서 사정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장면에 A씨가 B씨에게 인정에 호소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주 혁신도시 쪽(김제방향)으로 이동했고 50분 뒤인 다음날 0시19분께 김제 한 도로 CCTV에 찍혔다.

하지만 A씨가 타고 있던 B씨의 차량 조수석은 뒤로 눕혀져 있었으며 옷에 가려져 있었다. 이에 경찰은 이들이 타고 있던 차가 CCTV에 찍히지 않은 50분 동안 A씨가 살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발견된 A씨의 시신에서도 입술에 피가 뭉쳐 있었으며 눈의 실핏줄도 터져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의 시신 부검결과 경추 부분이 부러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했다”는 부검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차안에서 수차례 A씨를 폭행해 제압한 것 같다”며 “이후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할 곳을 찾기 위해 돌아다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0분께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 한 천변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지난 14일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23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0분께 진안군 성수면 용포리 한 천변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지난 14일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수년간 알고지낸 지인…48만원 때문에 살해

경찰은 전주 30대 여성 살인 사건이 금전적 문제로 인한 우발적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는 5년 전부터 인터넷 도박에 빠져 수천만원의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운영하던 퀵배달 사업장 직원들에게도 수십차례에 걸쳐 10만~30만원을 빌렸으며 가족들에게도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B씨가 A씨를 만난 것도 돈을 빌릴 목적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A씨를 살해한 뒤 A씨의 통장에 있는 돈을 몽땅 자신의 통장에 이체했다.

A씨의 통장에 있는 돈은 모두 48만원이었다. 경찰은 B씨가 이미 숨진 A씨의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모바일 뱅킹으로 돈을 이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B씨는 A씨가 손목에 차고 있던 300만원 상당의 금팔찌도 가져가 자기 아내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당시 직업이 없어 돈을 빌려줄 수 없는 여건이었지만 B씨는 돈을 빌려 줄 것을 요구한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우발적으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원룸에 홀로 사는 A 씨(34·여) 실종사건이 발생해 8일째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지난 22일 전주시 완산구 용복동 일대에서 경찰들이 실종된 여성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4.22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원룸에 홀로 사는 A 씨(34·여) 실종사건이 발생해 8일째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지난 22일 전주시 완산구 용복동 일대에서 경찰들이 실종된 여성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4.22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경찰 “내연관계 아니다”…차 안 콘돔과 연관 없어

경찰은 “A씨와 B씨는 내연관계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또 B씨의 차안에서 발견된 콘돔도 해당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이들이 평소 주고받은 문자 또한 내연관계로 의심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B씨의 단독범행으로 추정했다. B씨가 금전적으로 인한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며 B씨가 A씨를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할 때까지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던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때까지 면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독범행으로 보이지만 시민들은 공범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쌓아왔던 증거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종합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B씨가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모은 증거로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4일 오후 자신의 원룸에서 나온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A씨가 마지막으로 만난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19일 긴급체포했다. B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A씨의 시신은 지난 23일 진안군 성수면과 임실군 관촌면 경계 하천 수풀사이에서 수색중인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hada07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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