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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방송국, '시청률 치트키=트로트 코인'에 탑승하라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04-19 09:30 송고
MBC 캡처 © 뉴스1
MBC 캡처 © 뉴스1
트로트가 방송환경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TV조선(TV CHOSUN) '미스트롯'과 MBC '놀면 뭐하니?'로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 날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미스트롯'의 시즌2 격인 '미스터트롯'이 종합편성채널 사상 최고 시청률 35.71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달성하며, 멸종된 것으로 보인 마의 30%대 시청률을 이루자 다시 한 번 더 '트로트 광풍'이 불고 있다.
트로트를 소재로 하고, 트로트 가수가 나오면 일단 '대박'의 결과가 속속 지표로 드러나면서, 방송가에는 '트로트 코인' '트로트 버스에 탑승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중장년층 세대만 소비하던 문화가 주류로 옮겨왔다는 반응과 함께, 이대로라면 방송 프로그램의 소재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트로트 코인'의 '떡상'(폭등) 효과를 본 프로그램이 많다. '미스터트롯'의 출연진이 총출동한 JTBC '뭉쳐야 찬다' 지난 12일 방송분은 10.516%를 달성했다. 지난해 6월 처음 방송을 시작한 이후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첫 두 자릿수 시청률이다. 더불어 그동안 꾸준한 하락세로 지난주 4.67%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을 단번에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고정적인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1부 11.3%, 2부 12.4%)와 SBS '미운 우리새끼'(1부 11.0%, 2부 13.4%, 3부 11.8%)를 위협한 수치다.

앞서 지난 1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미스터트롯'의 진선미 임영웅, 영탁, 이찬원과 장민호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분은 1부 9.3% 2부 10.6%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회차(4.3%)의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더불어 지난 2016년 10월 16일 방송된 강수지, 김완선, 박수홍, 김수용 출연편이 기록한 10.4% 이후 3년 반 만에 나온 두 자릿수 시청률로, 말 그대로 '초대박'이다.
프로그램 장르를 불문하고 시청률은 상승했다. '미스터트롯' 진선미가 출연하는 TV조선 '뉴스9' 16일 방송분은 8.619%를 기록했는데, 지난 2012년부터 방송된 '뉴스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JTBC '뭉쳐야 찬다' © 뉴스1
JTBC '뭉쳐야 찬다' © 뉴스1
또 '미스트롯'의 송가인과 홍자가 함께 출연한 '아는 형님' 지난 11일 방송분은 8.37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회차가 기록한 5.982%에서 대폭 상승한 수치이자, 프로그램 역대 시청률 2위에 해당한다.

결정적으로 트로트 소재의 시청률 파워가 드러난 프로그램은 MBC '편애중계'다. '편애중계'다. 지난해 11월 처음 방송된 '편애중계'는 매회 다른 소재와 출연자가 나오는데, 트로트를 소재로 택했을 때 시청률이 세 배 이상 뛰었다. 평소 2~3%대 시청률을 기록하던 '편애중계'는 지난 3월6일 '트로트 신동' 특집을 할 때 7.7%까지 뛰었다. 이후 다른 주제가 나오자 2%대로 다시 하락했고, '10대 트로트 가수왕 대전' 특집이 시작하고 다시 6.8%로 뛰었다. 인기 트로트 가수가 나오는 것이 아닌 일반인 출연자가 나옴에도 트로트라는 소재만으로 시청률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에 방송사들은 시청률 치트키 트로트에 꽂혔다. 트로트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다수 나오고 있는 것은 물론, 트로트 가수들은 방송가 섭외 1순위가 됐다. '트로트 광풍'은 현재로서는 '순항' 중이다.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던 프로그램들은 오랜만에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를 확보했고, '트로트 대세'에 몸을 맡긴 출연자들도 더욱 다양한 곳에서 활약할 수 있어서 '윈윈'이 계속 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계속 될 때 복제 프로그램이 양산되고 TV의 새로운 시도는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청률 기근 상태에서 방송국이 참신한 기획보다 안전한 트로트 소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예능 프로듀서는 "지금은 '트로트 코인에 탑승하자'면서 자조적인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며 "시청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도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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