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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더다] 데이식스 성진 "JYP 첫 밴드, 음악으로 인정받아 기쁘죠"(인터뷰②)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0-04-18 05:30 송고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K팝이 전 세계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누가 뭐래도 아이돌 그룹의 영향이 컸다. 그간 국내에서 탄생한 여러 보이 및 걸그룹들은 다양한 매력과 음악, 그리고 퍼포먼스를 앞세워 글로벌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왔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멤버들이 각자 지니고 있는 특성 및 강점을 제대로 발휘함과 동시에 팀워크까지 갖추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할 확률은 더욱 높다. 그렇기에, 팀 내 리더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춘 리더는 팀을 한층 더 끈끈하게 묶고, 멤버 개개인의 장점도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리더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요즘, 뉴스1은 아이돌 그룹 리더들의 기쁨 및 고충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나는 리더다] 시리즈를 준비했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아이돌 밴드 데이식스 리더 성진(27·본명 박성진)이다.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그룹 데이식스(DAY6/성진 Jae YoungK 원필 도운)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처음으로 론칭한 보이밴드다.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엔터사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밴드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고, 데이식스는 직접 만든 좋은 곡들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이제 데이식스는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밴드로 거듭났다.

데이식스가 이 정도로 자리잡기까지는 리더 성진의 역할도 컸다. 팀의 중심을 잡고 있는 그는 힘든 시기마다 멤버들을 다독이며 팀워크를 다졌고, 혹여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통해 이를 풀어나갔다. 밴드 결성 초반에는 리더라는 자리가 주는 책임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멤버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해주고 성진 역시 어느 정도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점차 편해졌다고.

팀을 운영하는 성진만의 철칙은 '신뢰'와 '의견 존중'이다. 아무리 소수 의견이라도 귀를 기울여 들어주고, 신뢰를 바탕으로 멤버들과 함께한다. 데이식스는 각자 할 일을 프로페셔널하게 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며 지금까지 왔다. 성진은 멤버들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앞으로도 인간미 넘치는 리더로 기억되길 소망했다.

지난 2015년 데뷔한 데이식스는 그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수년간에 걸친 이들의 노력은 대중에게도 닿았다. 지난해에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데뷔 4년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것과 올해 초 '예뻤어'가 역주행한 것이 그 결실이다. 성진은 "우리 음악이 정말 좋아서 언젠가 빛을 볼 거라 생각했다"면서도 인기에 연연하진 않겠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또한 계속해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가 되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성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 강동구 JYP 사옥, 밴드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인터뷰. 2020.3.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강동구 JYP 사옥, 밴드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인터뷰. 2020.3.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나는 리더다】 데이식스 성진 "팀워크 끈끈…인간미 넘치는 리더 되고파"(인터뷰①)에 이어>

-데이식스는 아이돌과 뮤지션의 정체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팀인 게 특별하다. 


▶많은 분들이 데이식스는 물론, 우리의 음악까지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멤버들이 겹치는 캐릭터가 없다. 각자 오각형의 끝에 있는데 그 다른 매력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여기에 데이식스가 하는 음악도 사랑해주시고. 그런 부분을 잘 봐주시는 게 아닐까.  

-데이식스가 JYP의 첫 밴드 아닌가. 아이돌 전문 회사에서 밴드가 어떻게 결성됐는지 그 스토리가 궁금하다.

▶내가 춤을 정말 못 췄다.(웃음) 당시 신인개발팀에서 내 목소리를 살리고 싶어서 밴드를 만든 거다. 그때 댄스팀이었던 영케이와 원필이도 합류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어쿠스틱 밴드를 론칭할 생각이어서 나는 젬베를 배웠다. 이후 파이브라이브라는 밴드를 결성 후 연습해 데뷔까지 할 뻔했는데, 회사에서 '록 밴드에 드럼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오디션을 통해 도운이가 들어오고 풀 밴드로 성격이 바뀌었다. 나도 포지션이 젬베에서 기타로 변경됐다. 그렇게 연습을 하다가 데이식스로 데뷔하게 된 거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슬럼프는 없었나.

▶포지션이 바뀌고 슬럼프가 왔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걸 연습하는 게 힘든데, 익숙해질 때쯤 악기 자체가 바뀌니까… 그럴 수밖에 없더라. 사실 고민이 커져서 회사를 나가려고도 했었다. 그러다 '내가 뭘 잘 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역시 음악이더라. '이럴 거면 음악을 멋있게 잘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은 뒤 준비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했다.  

-데뷔 준비와 함께 곡 작업도 한 것으로 안다. 신인에겐 어려운 일인데.

▶ 밴드를 준비할 때 회사에서 자작곡으로 데뷔했으면 좋겠다고 해 음악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원필이나 제이가 주로 멜로디를 쓰고, 영케이는 한국어와 영어를 다 할 줄 아니까 밸런스를 맞춰 작사를 했다. 나는 곡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역할이었다. 멜로디 라인에서 안 어울리는 게 있으면 부드럽게 수정하고, 가사도 여러 표현을 쓰는 등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그런 일이다. 회사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지만, 사실 배운다고 바로 좋은 곡이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 그 과정에서 데뷔가 조금 미뤄지기도 했다. 그래도 완성도를 높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아무래도 멤버들이 처음부터 밴드를 하려고 모인 건 아니었으니까 음악적 성향도 달랐을 것 같은데 어땠나.

▶성향이 달라서 언쟁을 자주 했다.(웃음) 처음에는 내가 생각하는 팀의 느낌을 내고 싶어서 그런 방향으로 가기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멤버들도 각자 본인들의 생각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로 인해 멤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내 틀에 맞추는 것보다 데이식스만의 색을 만드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런 일들을 겪으며 제이에게 많이 배웠다. 데이식스가 지금 같은 색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제이의 영향이 컸다.

-데이식스는 데뷔가 화려했던 팀은 아니다. 당시 소속사도 '데이식스는 바닥부터 차근차근 오는, 실력으로 인정받는 밴드가 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힘들진 않았는지.

▶사실 처음엔 막막했다. 우리가 보던 회사 내 다른 팀들이 있는데, 데이식스는 다른 길을 걸으니까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 조금씩 올라가는 게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땐 노력이 덜하다고 생각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게 맞았다. 그 시기가 없었으면 성장하지 못한 채로 안일하게 팀을 유지했을 것 같다. 인정받고 싶어 열심히 하다 보니 성장할 수 있었다. 

-데뷔를 준비하면서는 목표도 크지 않았나.

▶그때는 정말 엄청나게 큰 꿈을 꿨다. 그래미 수상, 도쿄돔 입성을 꿈꿨는데… 현실을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웃음) 하지만 꿈에 한계를 두지 않고 차근차근 올라가 보려고 한다.

-데뷔 후 4년 만에 첫 1위를 했다. 오래 걸린 만큼 소감이 남달랐을 듯한데.

▶기뻤지만, 오히려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다. 인기는 잠깐이고 우리는 음악을 계속할 거니까. 원필이는 '좋은 노래가 많은데 왜 이제야 됐지?'라고 농담을 하더라.(웃음) 데이식스가 정말 좋은 음악들이 많다. 나중에라도 빛을 볼 거라 자신한다. 

-실제로 가요팬들 사이에서 데이식스 음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다. 특히 지난 2017년에 발매한 '에브리 데이식스'(Every DAY6) 프로젝트 앨범은 명반으로 꼽힌다.

▶'에브리 데이식스'는 데이식스 음악에 다양성을 부여한 프로젝트다. 그때 여러 장르에 도전하면서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해봤다. 매달 신곡을 내고 공연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그 시기를 보낸 덕분에 지금의 데이식스가 있는 게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 '에브리 데이식스' 프로젝트로 발표한 곡 중 가장 좋았던 건 '그렇더라고요'다. 수수하고 담백해서 질리지 않고 매일 들을 수 있는 곡이다.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데이식스(DAY6) 리더 성진 © News1 권현진 기자
-올해 초에는 '예뻤어'가 역주행을 하기도 했다.

▶ 믿기지 않았다. 우리끼리는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을 정도다. 그만큼 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됐다.

-여태껏 발표한 모든 곡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도 궁금하다.


▶'Congratulation'. 우리 데뷔곡인데, 여태껏 나온 모든 곡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다. 첫 곡이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도 있고. '예뻤어', '반드시 웃는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좋은 곡으로 꼽고 싶다.

-성진 특유의 음색, '긁는 목소리'를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어느 정도 신경을 쓴 부분이다. 원래 날 때부터 긁는 음색을 가진 건 아니고, 나만의 색을 더하려고 긁기 시작하다가 이제 긁기만 한다.(웃음) 오히려 스스로는 맑은 소리를 내는 곡에서 내 목소리가 확실히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록을 베이스로 하는 음악엔 강한 목소리가 필요하니까 그런 부분을 연습한 거다. 개인적으로는 '놓아놓아놓아' 속 음색 밸런스를 가장 좋아한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올해 초까지 26개 도시에서 <데이식스 월드투어 '그래비티'>를 진행하지 않았나.


▶우리가 처음에 공연하던 곳이 홍대 라이브 클럽이었는데, 이젠 올림픽홀에서 공연을 하고 해외에서도 콘서트를 열 정도로 성장하는 게 보인다. 자부심이 있다. 특히 이번 월드투어에서는 해외 팬들이 우리 노래를 흥얼거려주는 게 인상 깊고 고마웠다. 앞으로도 음악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데뷔 당시 상상했던 일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돌아보면 어떤가.

▶너무 기쁘고 좋다. 정말 스스로를 믿고 100%를 쏟아붓는다면 안 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최고의 밴드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또 '늙지 않는 음악을 하는 밴드', 영케이의 말처럼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 그래미, 도쿄돔에도 가야지.(웃음) 계속해서 좋은 곡으로 팬들을 찾아뵙고 싶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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