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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림의 북살롱] '창간 50돌' 샘터, 앞으로의 50년 바라본다

월간 '샘터' 김성구 발행인 "매번 똑같이, 매번 새롭게 만들겠다"
텍스트 넘어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로 '삶의 가치' 전달할 계획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0-04-11 05:30 송고
월간 '샘터' 발행인 김성구 대표가 서울 종로구 샘터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시민들의 일상을 담아온 월간문예지 '샘터'는 창간 50돌을 맞았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월간 '샘터' 발행인 김성구 대표가 서울 종로구 샘터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시민들의 일상을 담아온 월간문예지 '샘터'는 창간 50돌을 맞았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모두가 주인인 교양지.'

1970년 4월 창간한 월간 '샘터'가 올해로 50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유지될 수 있던 이유다. 오랜 기간 발행인부터 소속 기자, 회원, 독자들까지 모두가 샘터를 함께 만들었다.
샘터는 지식과 교양에 목마른 사람들의 목을 축이게 했고, 독자 개개인의 진실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퍼트렸다. 또한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게 '담배 한 갑 값을 넘기지 않는' 가격으로 판매했다. 그렇게 발행 취지인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지켜왔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샘터는 이 취지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3500원이란 책값과 독자원고, 기부금 정도로만 사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말, 샘터는 그렇게 2019년 12월호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폐간할 거란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샘터사 사옥에서 만난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제가 샘터에 왔던 25년 전에도 적자규모는 상당했다"며 "현재 매년 3억원 정도의 적자가 나는데, 이를 회사에서 발행하는 단행본 수익으로 메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가 주인'인 샘터는 그 모두의 힘으로 다시 살아났다. 현 정기구독자부터 과거 구독자였거나 독자였던 사람들까지, 모두가 재정지원에 나섰다. 서독에 파견된 간호사부터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까지 모두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보탰고, 정기구독자도 2400명이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6개월간 5000만원의 광고후원을 약속했다.
김 발행인은 "모두의 도움은 물론이고 회사에서도 자발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인원 및 구조를 축소하는 등 여러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감사한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월간 '샘터' 발행인 김성구 대표./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월간 '샘터' 발행인 김성구 대표./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샘터의 창간 50돌은 모두가 주인이란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이룰 수 있던 쾌거였다. 그러나 샘터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 발행인은 "모두의 지원이 단지 연명치료에만 멈춰서는 안 되기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발행인은 샘터의 기존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방식과 시선을 가지고 변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달 샘터를 낼 때마다 직원들에게 '매번 똑같이, 매번 새롭게'라고 말한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매번 똑같이'는 샘터의 가치인 '행복은 권리이며 의무'를 일관되게 다루자는 의미로, 부모·가족·우정·사랑 등 삶의 귀중한 가치를 나누자는 것이다. '매번 새롭게'는 독자들의 달라진 삶의 방식과 시각을 놓치지 않음으로 외면받지 않게 하자는 의미다.

김 발행인은 "요즘 사람들은 남의 시각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삶의 중심이 돼 자존감을 중시하는 삶을 산다"며 "삶의 방식은 변화하지만 중요한 가치는 변하지 않도록 하는 샘터의 역할이 더 절실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잡지, 종이 등 텍스트로만 전달하는 샘터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 등 영상은 물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중요한 삶의 가치와 살아가는 방식을 제안하는 샘터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유명인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글이라고 해도 진솔하면서 정직한 경험을 가진 분의 글이 더 힘있다"며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인 샘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치에 공감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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