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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맞은 김정은, '로키' 행보…최고인민회의도 '축소' 진행

'대외 행보'…최고인민회의 불참할 듯
당 정치국 회의 등도 열지 않았을 가능성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20-04-10 10:49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훈련이 실시된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훈련이 실시된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로 예정된 올해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군의 박격포 사격 훈련을 참관했다. 당초 예상과는 다소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번 행보는 '군사 행보'라고 평가하기 애매할 정도로 '로키(low key)' 행보이기도 했다. 지난 3월에 김 위원장은 초대형방사포나 탄도 미사일에 해당하는 '전술유도무기' 발사 등 대외적으로 위협적인 무기들을 선보이는 도발적 행보를 보였다.
이날 노동신문이 언급한 박격포병구분대의 사격 훈련은 여러 군단 소속의 박격포병들이 참가해 서로 겨루는 시합 형태로 진행됐다. 다뤄진 무기나 훈련 방식 모두 대외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김 위원장이 헌팅캡 등 구소련의 노동자 스타일 복장으로 훈련에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복장은 김일성 주석이 통치하던 때 북한의 노동자들이 주로 입던 복장으로, '군사 행보'에 어울리는 복장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앞선 군사 행보에서는 권위감을 주는 검은색 코트 등을 주로 입었다.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김 위원장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권위감을 낮춘 모습이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종종 입었던 복장과도 흡사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당 정치국 회의 등 당 차원의 회의를 주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그는 집권 후 중요한 결정을 앞둔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당 차원의 회의를 열었었다.

그러나 이번 행보로 당 차원의 회의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열렸더라도 의미 있는 내용이 없어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앞서 이번 최고인민회의가 예년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당 차원의 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로키'의 군사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날까지 나타난 북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이 같은 분석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팬데믹이 선언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당장 북한이 국제 정세에 영향을 줄 중요한 결정을 할 요인도 최소화된 상태다.

아울러 올해 경제난에 대한 '정면 돌파전'을 선언한 후 봄철을 맞아 본격적인 이행에 들어간 북한의 입장에선 갑작스레 큰 결정을 통해 노선에 변화를 줄 상황도 아니다.

이미 북한은 지난 2월 한 차례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번 행보는 대외적 차원의 군사 행보라기보다는 군의 동계 훈련의 막바지에 내부적으로 훈련 상황을 단속하고 사기 결속 차원의 행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과거 인민군의 행보와 비교하면 이번 훈련은 시기적으로 동계 훈련의 일환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라며 "박격포라는 재래식 무기를 택한 것은 구식 무기를 운용하는 부대에 대한 관심을 표해 사기를 올리는 효과를 의도했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로키' 군사 행보와 당 차원의 회의를 주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의 기조 변화로 해석될 수준의 의미 있는 결정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게 한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정면 돌파전 및 코로나19 대응의 연장선에서 이와 연관된 추가적, 세부적 조치들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 본인이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더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적인 메시지를 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대의원에서 물러났다. 원칙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참석할 권한은 없는 것이다.

또 지난해 시정연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여파로 북한의 입장에서 의미 있는 입장을 내놓을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올해는 대대적인 정면 돌파전을 선언한 당 전원회의에서의 결정이 구체적이고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고, 대외적인 변수가 적어 김 위원장이 참석해 정치적 메시지를 낼 필요성은 적어 보인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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