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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인공지능' 대응 빛났다"

질병관리본부 카카오톡 챗봇, 실시간 정보 받는 이용자만 99만명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AI…"항공편 취소·최적 비행편 추천까지 돕는다"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04-12 08:10 송고
질병관리본부 카카오톡 챗봇 이용화면 (카카오톡 갈무리) © 뉴스1
질병관리본부 카카오톡 챗봇 이용화면 (카카오톡 갈무리) © 뉴스1

# 30대 직장인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예약해뒀던 4월 가족 해외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출국 시에는 B항공사, 입국 시에는 C항공사를 예약했던 그는 B 항공사와의 통화를 위해 30분이 넘게 기다려야 했다. 비슷한 사정에 놓인 승객의 취소문의가 증가한 탓이다. 반면 C항공사는 5분 만에 예약을 변경했다. 홈페이지가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과 기업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AI의 활약이 눈에 띈다. 팩트체크부터 항공편 변경까지 AI 기술은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현재 카카오톡 챗봇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경로, 검사방법, 치료방법 등의 정보를 문답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질본 채널을 추가한 이용자는 10일 오전 8시 기준 99만773명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월30일 질본 카카오톡 채널이 개설된 후 약 600만명 이상이 이 챗봇 서비스를 이용했다.

질본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월 초, 제대로 된 정보 제공과 이용자 대응을 위해 카카오에 손을 내밀었다. 당시 질본 홈페이지는 코로나19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이용자가 몰렸고 접속량이 폭주해 처리속도가 느려졌다. 시민들의 항의도 쌓여갔다.

카카오 측은 이러한 업무부담을 덜기 위해 기본적인 질문을 챗봇으로 걸러주고자 했다. 이에 가까운 선별진료소, 확진자·검사 현황, 코로나19와 관련한 팩트체크 등 이용자가 자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챗봇으로 구현했다.
예컨대 질본 챗봇을 통해 "선별 진료소 이용 시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라고 질문하면 챗봇은 1초 만에 "조사대상유증상자로 선별돼 격리통지서를 받은 순간부터 격리 해제되는 시점까지 격리비와 진료비는 국가가 모두 부담하며 이 외의 경우는 개인 부담이다"는 답변을 제시한다.

에어아시아 인공지능 채팅상담 '아바' 이용화면 (에어아시아 갈무리) © 뉴스1
에어아시아 인공지능 채팅상담 '아바' 이용화면 (에어아시아 갈무리) © 뉴스1

해외도 AI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대응이 한창이다. 미국 정보기술기업 IBM은 자사 기업용 AI 솔루션 '왓슨어시스턴트'와 IBM리서치의 '자연어처리기능' 등을 활용해 '왓슨 어시스턴트 포 시티즌'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질본 챗봇과 유사하게 일반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왓슨 어시스턴트 포 시티즌은 고객사(병원, 기업 등)가 시민으로부터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질문받은 내용을 기반을 정리해 답변을 자동화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에 답변하는 형태다. 지역 뉴스와 지자체 알람 등을 분석해 "우리 학교는 얼마 동안 폐쇄될 예정인가요?" 등도 답변할 수 있다.

실무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아칸소주 아칸소대학교 의과대학은 AI 상담원을 배치해 신속한 검사와 진료예약을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AI 상담원을 통해 상담한 이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에 비교해 평균 진료등록시간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롭 토마스 IBM 데이터 및 AI 부문 총괄은 "AI는 불확실한 시기에 훌륭한 지원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어아시아는 AI 상담원 아바(AVA)를 통해 승객의 예약변경 및 환불을 돕고 있다. 지난해 1월 도입된 아바는 영어와 한국어를 포함해 12개 언어로 24시간 고객 고충을 처리한다. 이용자는 이메일 문의나 전화상담 없이도 웹사이트를 통해 몇 분 만에 비행편을 취소·변경할 수 있다.

에어아시아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신의 항공편 상태를 확인하고자 하는 이용자 문의가 폭증하자 아바 이용을 적극 권장한다. 이용자는 예약번호와 이름, 생년월일 등을 입력하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항공편을 취소할 수 있다.

아바는 한 발 나아가 "코로나 서비스로 결항이 돼 미안하다. 그러나 안전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는 사과 메시지도 전달한다. 감정이 없는 AI에 감정을 입힌 것.

아바를 통해 비행편을 변경한 한 직장인은 "국내 항공사가 서비스는 에어아시아보다 월등하지만 갓 챗봇이 도입되거나 도입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오히려 전화통화가 아니면 업무처리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며 "AI가 우리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서영주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AI, 자연어처리 분야 등은 꾸준히 발전해왔는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이 챗봇을 통해 AI를 경험해볼 좋은 기회가 됐다"며 "AI가 주로 스마트팩토리, 의료연구 등에 쓰이면서 국민이 경험할 AI가 없었는데 챗봇을 통해 기술에 대한 반감이 없어졌다. 관련 기술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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