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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감산" 버티는 트럼프…원유 '치킨게임' 결말은?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20-04-09 14:44 송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OPEC 본부. © 로이터=뉴스1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OPEC 본부. © 로이터=뉴스1

전 세계 주요 산유국이 감산안을 놓고 9일(현지시간) 담판을 벌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대체 OPEC+의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지 한달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감산 아닌 증산을 선택하며 '치킨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깜짝 놀란 미국은 두 국가를 상대로 압박과 물밑 설득전을 병행하고 있다.
산유국들이 전례 없는 감산안에 합의해 코로나19로 무너진 원유 수요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미국이 논의에서 빠지면서 계산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애매모호한 태도로 버티고 있다.

◇ 끝까지 버티는 트럼프…"우리는 이미 감산" : 트럼프 대통령은 OPEC+ 긴급회의를 하루 앞두고 "미국은 이미 감산했다"며 주요 산유국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이 원유 감산 합의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감산했다"며 "내 생각으로는 그들(OPEC+)이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서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서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내일 OPEC+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는 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을 향해 원유 생산을 감축할 것을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반면 OPEC+는 미국도 셰일오일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정부 차원의 감산 조치가 없더라도 유가 폭락한 상황에서 원유 생산은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자유시장에 맡기면 저절로 감산한다는 논리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원유생산이 일평균 110만배럴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 감산했다'는 발언도 이러한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 AFP=뉴스1
© AFP=뉴스1

◇OPEC+ 합의 기대감 높아…감산 규모 주목 : 미국의 버티기 모드에도 OPEC+가 결국 감산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나온다. 미국이 무기수출 등 군사지원을 카드로 동맹국 사우디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와 러시아에 일평균 1000만~1500만배럴을 감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러시아도 감산 자체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러시아 정부가 생산량의 15% 정도인 일평균 160만배럴을 감축할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목은 산유국들이 합의할 감산 규모에 쏠린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요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라야 유가가 다시 안정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을 일평균 2000만배럴 이상으로 보고 있다.

만약 감산 규모가 이보다 낮다면 오히려 유가가 20달러대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유국들의 합의에 걸린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OPEC+ 긴급회의는 9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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