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CDC 트럼프에 항명, 클로로퀸 처방법 홈피서 삭제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20-04-08 14:35 송고 | 2020-04-08 15:10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력한 치료제로 언급하고 있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처방법을 의사들에게 알려주는 지침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한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다가 일어난 촌극이라는 지적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DC는 클로로퀸과 관련해 동료 의사들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출처가 불분명한 일부 의료진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복용 정보를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옵션에 관한 정보'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서 CDC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최적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량과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일부 임상의들은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에 처방한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고 적었다.

다수의 의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공중보건학과장인 린 골드먼 박사는 "왜 CDC가 개인적인 경험을 게재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말이 안 된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CDC의 지침이 아직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을 해도 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CDC가 이 같은 무리수를 둔 것은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더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보건 당국자들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며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적극 홍보해왔다.

현재 CDC는 해당 지침을 삭제하고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약물이나 다른 치료제는 없다"는 문구를 추가한 상태다.


pbj@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