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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박주선, 막판 반전으로 '오뚝이' 명성 되찾을까

4번 구속에 4번 무죄 '진기록'…무소속 당선 저력
이번 총선 마지막 도전…지지율 열세 만회 관심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20-04-08 08:00 송고 | 2020-04-08 16:07 최종수정
박주선 광주 동남을 민생당 후보가 2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박 후보는 "총성 없는 경쟁, 인물에 투표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0.3.26/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 동남을의 '맹주'로 군림하던 박주선 민생당 의원(70)의 별명은 '오뚝이'다. 4선의 중진 의원인 그는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박 의원의 또 다른 별명은 '불사조'다. 그동안 5번 기소돼 4번 구속됐고, 구속된 4번 모두 무죄를 선고받는 진기록을 세워 붙은 별칭이다.

1999년 옷로비 사건 때 내사보고서 유출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2000년 나라종금 사건 때 두 번째,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 때 세 번째 구속됐으나 모두 최종 판결에서 무죄를 받았다.

2012년엔 불법 선거인단 모집 혐의로 네 번째 구속됐으나 역시 무죄를 선고받았다.

4번의 구속으로 구치소 수감 기간만 409일이다. 4번 구속과 4번 무죄. 사법사상 초유의 이 기록은 한국기록원의 한국공식기록으로 인증돼있다.

그런 그가 4·15 총선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다. '불사조' 박주선이 또 다시 막판 뒤집기 신공을 펼치며 '오뚝이'로 우뚝 설지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 동남을은 박 의원과 민주당 이병훈 전 광주시문화경제부시장(63), 무소속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58), 정의당 최만원 후보(54), 이향숙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52) 등 5명이 등록했다.

판세로 보면 민주당 후보가 앞서 나가고 김성환 전 동구청장과 박주선 의원이 추격하는 3파전 양상이다.

최대 관심사는 박 의원이 5선에 성공하며 '불사조' '오뚝이'의 신화를 다시 쓸 것이냐다.

박주선 의원이 2012년 7월17일 오전 10시께 광주고법에 출석해 구속영장 발부 심문을 받고 나오고 있다. 2012.7.17 /뉴스1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의원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16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해 검찰 생활을 시작했다.

검찰 최고의 '특수수사통'으로 불릴만큼 유능함을 인정받았다. 강력한 친화력과 화술까지 갖춰 전라도 출신이라는 약점에도 영남 출신 대통령과 검찰 수뇌부 하에서 승승장구했다.

서울지검 특수부장을 거쳐 1997년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으로 재직 당시 '김대중 후보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유보하며 대통령비서실 소속 법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1999년 '옷로비 사건'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서 사퇴하고 대검찰청을 떠났다.

이듬해인 2000년, 16대 총선에서 박 의원은 고향인 전남 보성·화순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 입문에 성공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첫 패배였다.

2005년 나라종금 사건과 현대건설 뇌물 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민주당에 복당한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동구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88.7%)로 당선된 후 동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불법 선거인단 모집 의혹으로 당에서 무공천을 선언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시 득표율은 31.6%로 전국 최저득표율이었다.

박 의원은 전국 최고 득표율(88.7%)과 최저 득표율(31.6%) 기록을 모두 갖춘 정치인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박 의원의 불사조, 오뚝이 기록은 이번 총선에서도 나왔다.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지역구 후보 자격을 심사하고 김성환 전 동구청장을 동남을 후보로 추천, 최고위에 의결을 요구했다.

최고위에서 결정을 하면 박 의원이 컷오프될 위기 상황. 박 의원은 중앙당에 강하게 항의했다.

후보 면접이나 검증, 객관적 자료도 없이 진행됐다며 공천 절차와 과정이 완전히 무시되고 당헌당규도 위배한 '공천 절도 미수사건'이라고 반발했다.

민생당 최고위는 재심사유가 충분하다며 공관위에 재심을 요구했다. 재심에서 최종 공천권은 박 의원이 확보했다. 김성환 후보는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등록 첫 날인 3월26일 오전 광주 동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왼쪽부터)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박주선 민생당, 김성환 무소속 후보가 4·15총선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오른 본선이지만 이번엔 '민주당 바람'이 막고 서 있다.

상대는 이병훈 전 부시장이다. 중량감으로 보면 박 의원이 한참 앞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이 전 부시장의 경우 최측근이자 선대본부장인 최모씨가 여성 지방의원에게 XX년 등 폭언과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전 부시장이 민주당 동남을지역위원장을 맡고난 후 줄세우기와 갑질정치가 극에 달했다며 민주당 소속 광주 동구의회 의장이 탈당하기도 했다.

이런 악재에도 이 전 부시장은 '민주당 바람'을 등에 업고 고공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성환 전 동구청장도 박 의원 입장에서는 넘어야 할 벽이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성공과 민주개혁세력 재집권을 위해서는 경험이 일천한 정치 신인보다 경륜과 역량이 검증된 힘있는 중진 의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호소한다.

이번 총선이 마지막 도전으로 참신하고 역량있는 후진을 발굴 육성해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열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주차난 해소를 위한 학교 운동장 지하주차장 건설과 무등산 관광 케이블카 설치 등의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 의원이 막판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종 진기록을 세우며 넘어져도 다시 일어선 박 의원이 '불사조'와 '오뚝이'라는 명성을 이번에도 지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