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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김정일 대역' 김달술 씨 별세

모의회담 때 DJ 상대…박정희부터 김대중까지 남북대화 산증인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20-04-07 13:47 송고 | 2020-04-07 14:33 최종수정
고 김달술 씨(한국통일협회 제공)© 뉴스1
고 김달술 씨(한국통일협회 제공)© 뉴스1

2000년 6월15일 첫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모의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역을 맡았던 이가 있었다. 모의회담 현장에서 '위원장 동지' '장군님'이라고 불린 그는 돌발상황을 연출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대응능력과 순발력 훈련에 도움을 줬다.

7일 오전 6시 김달술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임연구위원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김 전 위원은 박정희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의 남북 관계, 김일성·김정일 체제 등 북한 관련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긴 기간동안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심리를 연구한 그는 1971년부터 남북 대화에 100여 차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남북 대화, 남북 관계의 '산 증인'인 셈이다.

김 전 위원은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후 1961년 10월 중앙정보부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북한 문제를 다뤘다. 1971년부터 남북적십자회담에 관여하면서 1972년부터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겸 남북회담 초대 국장을 역임했다.

1980년대 남북 이산가족 문제 등을 다룬 여러 적십자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으로 북한과 협상을 하기도 했다. 이어 1985년 통일원 남북대화사무국 자문위원, 1992∼1996년 남북회담사무국 상임연구위원을 맡았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 대역을 하기 위해 김 전 위원은 북한 신문과 TV를 연구하며 김정일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거기에 말투와 행동까지 똑같이 연기 하기 위해 훈련을 했다고 한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 역할은 고인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김용순 대남담당비서 역할을 각각 맡았다. 모의회담은 당초 2시간으로 계획됐지만 4시간까지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박영순씨와 김훈(강원대 교수)·김엽·김국경씨 등 2남 1녀, 사위 박용일(플러스허브 대표)씨, 며느리 서영주(강원도 여성특별보좌관)·김성란씨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2호실이다. 다만 유족들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발인은 9일 오전 8시.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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