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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던진 '수도권發 감염폭발'의 진실…전문가들은?

"자발적 거리두기로 버틸 수 있는 상황 넘기고 있어"
"폭발은 예고없이 찾아와…중환자 병동 미리 확보해야"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2020-04-05 14:55 송고 | 2020-04-05 17:22 최종수정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그늘막 설치 금지 안내문이 보인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벚꽃 개화시기인 이달 초부터 윤중로 벚꽃길 전면 통제,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 폐쇄, 진·출입로 폐쇄, 한강공원 내 그늘막 설치 단속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안전관리를 추진한다. 2020.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그늘막 설치 금지 안내문이 보인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벚꽃 개화시기인 이달 초부터 윤중로 벚꽃길 전면 통제,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 폐쇄, 진·출입로 폐쇄, 한강공원 내 그늘막 설치 단속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안전관리를 추진한다. 2020.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방파제도 감당할 수 없는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하기 어려운 감염폭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실질적 대비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의 노력으로 일정 정도 감염확산을 저지하고 급격한 감염폭발을 지연시켜 온 것은 세계가 인정하는 성과이지만, 글로벌 시대에 우리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결코 독야청청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이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폭발을 애써 부인하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의연하게 맞닥뜨리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의 페북 글은 '조용한 파장'을 불렀다.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적어 안정적인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앞으로 비슷한 감염폭발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견해에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자체 발병 숫자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느슨해지면 (감염폭발) 수순으로 갈 수 있다"라며 "실제로 꽃놀이 등 시민들이 지쳐가며 거리두기 운동이 느슨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등 자발적으로 버틸 수 있는 상황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지킬 수 있도록 유인할 대책을 정부에서 내놓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된다"며 "참고 견디라는 얘기만으로 해결할 시기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76일째에 접어들며 시민들의 긴장감리 느슨해지고 있다. SKT 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통계청 조사에서 국민 이동량은 지난 2월24일과 3월1일 사이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16.1% 증가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별 추이를 보면 서울, 경기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 맞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효과가 현 감염 경로와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3주차를 접어들고 있지만, 주요 감염 경로는 해외와 요양병원 등에서 나오는 등 운동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김칫국을 마시며 희망과 기대감을 가질 것이 아니라 현실을 냉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감염의 디테일을 봐야 한다. 의정부 성모병원의 경우 감염 소스를 모르는 것처럼 원인 불명의 확진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로부터 시작된 수도권 감염폭발 우려가 높다"라고 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하고 있으나 교회, 클럽, 놀이공원 등 시민들이 몰리는 것은 여전하다. 조금의 틈만 보이면 우리나라도 뉴욕처럼 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며 "잘 억제하던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살얼음 위에 있고 신중해야 한다.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시간을 버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감염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지금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으며, 감염폭발의 징조는 예고 없이 어느 순간 확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역학 곡선을 그려보면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 단계에서는 잘 눈에 띄지 않다가 어느 순간 확 늘어날 수 있다"라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을 넘어 충분히 있다"라고 했다.

이어 "1~2달 전보다 호전되고 나아지지 않았다. 적어도 추후 감염폭발에 대비하기 위하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도 코로나19 종식이 단기간 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며 장기 방역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게 실질적인 유인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는 한편 혹시 모를 감염 확산에 중환자실 병상 확보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전날보다 81명 증가한 총 1만237명을 기록랫다. 누적 사망자 수는 186명으로 전날보다 6명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곡선이 해외 유입과 수도권에서의 집중 발생 영향이 수일째 지속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의 신고 지역은 서울 24, 경기 10명, 인천 2명 등 총 36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이 44.4%를 차지한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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