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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경찰 '코로나 통금' 어겼다며 총 쏴 13세 소년 사망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2020-04-02 15:02 송고
케냐 경찰이 야간 통행금지 단속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케냐 경찰이 야간 통행금지 단속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케냐에서 '통행금지'를 단속하는 경찰의 총격에 13세 소년이 사망했다. 케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린 지 사흘 만의 일이다.

방송사 프랑스24는 케냐 경찰이 공중 보건을 수호한다는 명목 하에 공권력을 남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0일 저녁, 집에 있던 야신 모요의 가족은 길거리에서 경찰이 총을 쏘는 소리를 들었다. 야신의 엄마는 서둘러 자녀를 위층으로 올려보냈고, 2층 발코니에 서있던 야신과 여동생들을 발견한 경찰은 총을 쐈다. 야신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야신의 아버지는 후세인 모요는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낮에는 코로나와 싸우고 밤에는 총알이랑 싸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길거리에선 경찰이 갑자기 나타나 소리를 지르고 사람들은 무서워서 달아나는 게 일상이다. 경찰은 그런 시민을 마구잡이로 때릴 뿐 아니라 집 안으로 최루가스를 살포한다"고 호소했다.

케냐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의료진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시민이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밖에 나오지 못하게 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이같은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가 충분치 않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한다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 AFP=뉴스1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 AFP=뉴스1

또다른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으로 케냐 정부는 대형 마켓에 이어 노상 식료품점도 강제 폐쇄할 방침이다. 그러나 식료품 장사에 생계를 의존하던 시민에 대한 지원대책은 전무하다.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뿐 아니라 굶주림도 사람을 죽인다"고 말하며 "이대로라면 정부는 코로나19는 막을지 몰라도 수많은 시민들이 굶어죽는 것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시민은 "배가 고파서 밖에 나가 음식을 사려고 하면 경찰이 최루탄을 들고 쫓아온다"며 "먹을 게 풍족한 서양에선 사람들이 집 안에만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긴 케냐다. 케냐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먹을 것을 찾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케냐 정부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프랑스24가 전했다.

한편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일 현재 케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1명, 사망자는 1명이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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