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미·중 이어 한국도 코로나19 '혈장치료'…'치료제까지 임시방편'

신천세브란스병원, 환자 3명에 혈장치료 시작
"중증환자 대상으로 감염 2주안에 시행해야 효과 좋아"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서영빈 기자, 이영성 기자 | 2020-04-01 20:28 송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을 치료용으로 투약했다. 사진은 1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중환자실을 담당하는 의료진이 PAPR(전동식 공기 정화 호흡기)를 착용하고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4.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을 치료용으로 투약했다. 사진은 1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중환자실을 담당하는 의료진이 PAPR(전동식 공기 정화 호흡기)를 착용하고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4.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했다. 앞서 중국과 미국에서도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시작했으며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혈장 치료는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채취해 환자에게 항체를 공급하는 치료다. 바로 사용이 가능해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유용하다. 다만 정확한 효과나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 사례가 부족해 위급 환자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전망이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국내 혈장 치료에 대한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날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코로나19 환자 3명을 대상으로 혈장 치료를 시행했다. 

세브란스측 관계자는 "아직 치료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언급하기 부담스럽다"며 "공식적으로 안전성이나 효과 등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차원에서 마련 중인 관련 지침은 치료 부분이 아닌 혈장제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부분에 신경 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메르스 사태 당시에 만들어진 회복기 혈장치료관련 지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혈장치료 활용에 대한 임상적인 판단은 의사들의 치료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지침까지 가이드 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대신 방역당국은 "감염학회를 비롯한 여러 임상학회에서 혈장치료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혈장치료에 대한 지침 보다는 혈장을 어떻게 안전하게 확보하고 혈액관리법에 준용해 관리할지에 대한 부분들을 위주로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회복기 혈장치료는 문헌상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된 혈장 치료 사례가 적어 조금 더 관련 정보가 축적될 필요가 있다.

◇미국·중국은 이미 코로나19 치료위해 회복기 혈장치료 시도 

국내에 앞서 중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회복기 혈장 치료를 시작했다. 

초기에 코로나19로 피해가 컸던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

중국 선전 제3인민병원 연구진은 회복기 확진자들의 혈장을 활용한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5명의 증상이 완화됐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지난 1월 20일부터 이 달 25일까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을 앓는 중증 코로나19 환자 5명을 대상으로 완치자로부터 추출한 혈장을 주입했다.

그 결과,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확진자 4명이 혈장 수혈 후 3일 내 정상 체온으로 돌아오면서 상태가 호전됐다. 또 12일이 채 안돼 ARDS에서 회복됐다. 이 중 3명은 퇴원했으며, 나머지 2명은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3월 28일 텍사스 휴스턴 소재 감리교병원이 코로나19에서 완치된지 2주가 지난 기증자의 혈장을 이용해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했다. 또한 며칠 안으로 뉴욕시에서 혈장 기증을 위한 환자 모집이 시작될 예정이다. 

◇메르스 떼 지침은 "감염 2주 안에 중증 환자 대상으로" 권고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당시 만들어진 'MERS-CoV 항바이러스제 치료지침'에 따르면 회복기 혈장 투여에 대해 크게 2가지 사항을 언급하고 있다.

먼저 메르스 감염 환자의 회복기 혈장 치료는 항바이러스 제에 반응이 없는 중증 환자에서 시험적으로 투여를 고려한다는 것과 메르스 감염 환자에 대한 회복기 혈장 치료의 시기는 발병 후 2주 이내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지침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에 대한 회복기 혈장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나 지난 사스 당시 감염 치료의 경험을 보면 치료시 낮은 사망률을 보였으며 치료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스 발생 당시 홍콩에서 혈장 치료를 수행한 결과 통계적으로 치료 결과가 좋았던 환자군의 회복기 혈장 치료 시기가 나쁜 결과를 보인 환자군에 비해 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빨랐다.

또한 일부 부적절한 항체 반응이 안좋은 임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증상이 경미한 환자보다는 중증 환자에서 회복기 혈장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더 도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jjsu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