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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김학범호 1997년생, 하지만 도쿄로 가는 길은 더 험해졌다

IOC,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24세 출전 가능성 시사
대회 1년 미뤄지며 지금의 경쟁 구도 달라질 수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04-02 04:30 송고 | 2020-04-02 11:01 최종수정
남자축구 1997년생들의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본선행을 장담할 수는 없다. © News1 민경석 기자

도쿄 올림픽이 2021년 7월로 1년 연기되며 연령 제한이 있는 남자축구 종목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997년생의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고도 밤잠을 설쳤을 당사자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경쟁은 더 험해졌는지 모른다.

IOC는 지난달 27일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나라별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화상회의를 통해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일정을 비롯해 각 종목별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논의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IOC가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이들의 자격을 그대로 인정해야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큰 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자연스럽게 연령제한이 있는 축구 종목에 대한 내용도 오갔다.

알려진 대로 올림픽 남자축구는 출전선수 연령이 23세 이하로 제한돼 있다. 이 규정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됨에 따라 현재 기준으로는 예선을 통과할 때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1997년생 선수들은 출전자격을 잃게 되는 까닭이다.

전 세계적으로 부당하다는 반응이 많은 가운데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미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대회가 연기되며 본선에 참가 할 수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논리로 선수들의 권리 보호를 주장했다. AFC로 보낸 해당 서신은 FIFA와 IOC에도 전달됐다.

대한체육회도 IOC와의 화상회의에서 재차 같은 뜻을 전달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축구종목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면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전했다. 관련해 IOC 역시 'FIFA와 협의를 거쳐야할 일이지만, 도쿄올림픽에서는 24세가 된 선수들도 출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1년이 연기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2021 올림픽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2020 올림픽"이라면서 "다른 종목들도 출전권을 그대로 인정하니 축구도 본선 진출권을 따냈던 1997년생의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IOC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축구 역시 순리대로 풀어가는 분위기다.

긍정적 흐름이다. IOC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으니 아직은 변수가 있지만 일단 각국 1997년생들이 한시름 덜 게 됐다. 만약 규정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김학범 감독도 머리가 아플 상황이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 참가 멤버들 중 다수가 1997년생이었다.

MVP를 받은 원두재(울산)를 비롯해 이동경(울산), 김진규, 이동준(이상 부산), 송범근(전북), 김대원, 정승원, 정태욱(이상 대구), 이유현(전남), 강윤성(제주), 김동현(성남) 등이 모두 1997년생이다. 대회에는 나서지 않았으나 본선 합류는 유력했던 백승호(다름슈타트)도 있다. 언급한 1997년생들이 모두 뛸 수 없게 된다면, 김 감독 입장에서도 머리가 복잡할 일이었다.

꼬인 실타래 하나는 풀리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고민과 마주해야한다. 생각지도 못한 시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관한 이야기다. 기존 스케줄이었다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회가 갑자기 15개월 이상 뒤로 밀린 셈이다. 준비할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마냥 좋게 볼 일은 아니다. 김 감독의 구상이 상당부분 틀어질 공산도 적잖다.

AFC U-23 챔피언십 우승 주역들이 늘어난 시간만큼 기량도 늘어준다면 반가운 일이다. 그러면서 팀으로서의 조직력까지 높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다가오는 15개월이 누군가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기량이 저하될 수도 있고 생각지 못한 부상이나 슬럼프가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기존 선수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인물의 비상도 신경이 쓰인다. 지금 상황에서는 본선 엔트리를 짐작하기 어렵다.

요컨대 원점이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2020년 7월에 열리는 것이라면 기존 멤버들이 분명 가산점을 받겠지만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이점이 퇴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판을 다시 살펴야 하는 감독도 괴로운 일이나 역시 선수들의 부담이 더 크다. 도쿄로 가는 길은 더 험해졌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