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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도 못밟아보고…10대 무면허 차에 스러진 배달알바 새내기

카센터 운영 위해 자동차과 입학…꿈 못피운채 숨져
가정형편 어려운 모친과 여동생 챙겨 온 실질적 가장

(대전=뉴스1) 송애진 기자 | 2020-04-01 15:17 송고 | 2020-04-01 15:41 최종수정
지난 29일 오전 0시께 대전 동구의 한 네거리에서 훔친 렌터카를 몰던 10대 청소년 8명이 경찰 검문에 걸리자 뒤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도주하면서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독자 송영훈씨 제공)© 뉴스1

"카센터를 차리는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자동차학과 들어간건데, 캠퍼스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10대 소년이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군(13) 등은 훔친 차량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지난달 29일 오전 12시께 대전시 동구 성남네거리 인근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후진을 하면서 뒤에 있던 택시기사와 접촉사고를 낸 뒤 중앙선을 침범, 달아나던 중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B군(18)이 현장에서 숨졌다. 

A군(13) 등 또래 8명은 지난달 28일 서울에 주차돼 있던 렌터카 승용차를 훔쳐 대전까지 무면허로 차를 몰고 갔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한 대학교 자동차학과에 입학한 B군은 집 앞 2분 거리에 있는 캠퍼스를 밟지도 못하고 숨졌다고 지인은 설명했다.

경북 김천에서 검정고시를 본 B군은 가족들 차를 고쳐주고 카센터를 차리고 싶어 검정고시를 보고 해당 대학교에 입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강이 계속 미뤄지면서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기 싫었던 B군은 퀵 서비스 배달을 했던 것이다.

지난 2월 학교 앞에 1.5룸을 얻었고, 한 달 월세와 학비를 벌어야 했다.

B군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머니와 여동생을 챙기는 책임감 있는 첫째 아들이자 가장이었다.

김천에서는 식당 홀 서빙을 했기 때문에 대전에 와서도 식당 알바를 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알바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퀵 서비스를 시작한것.

퀵 서비스를 시작한지는 한 달도 조금 넘었고, 하루에 15만원 정도를 벌었다.

사고난 날은 마지막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B군의 지인은 "아직도 그의 집에는 여동생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 적어놓은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가 있다"며 "그 정도로 착한 친구였고, 오토바이를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고 밝혔다. 

한편 운전자 A군은 소년원에 입소했다.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에게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에 한해 사회 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thd21tpr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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