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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보드카로 코로나 퇴치"…강단의 지도자 3인방 2탄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20-03-31 21:28 송고
'스포츠는 코로나 최고 명약' 하키장구를 갖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가운데)이 아이스하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스포츠는 코로나 최고 명약' 하키장구를 갖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가운데)이 아이스하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도 코로나19를 '경미한 독감'쯤으로 가벼이 여기며 대책에 미온적인 중남미권 3인방 못지않은 세계 지도자들이 또 있다. 이번에는 주로 구소련권 지역에서 장기 집권하며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3인방이다. 

31일 CNN은 벨라루스를 예로 들었다. 코로나19에 모든 유럽권 축구가 멈춰섰지만 프로축구리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유일한 곳이다. 이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코로나관(觀)'과 상통한다.
구소련권서 떨어져 나온 벨라루스를 1994년부터 철권 통치해온 루카센코 대통령은 스포츠가 코로나에 최고의 치료제라 주장한다. 여기에 독한 보드카와 바냐(전통 러시아식 사우나)를 즐기면 코로나는 얼씬도 못한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몸소 몸으로 실천한다. 지난 28일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석한 대통령은 하키장구를 입은채 아이스링크에 서서 가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무릎 끓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며 "어름이야 말로 최고의 항바이러스제"라고 외쳤다. 또 자리마다 바이러스는 60도C이상 열에 약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다며 바냐를 즐기고 독한 보드카로 소독하라 말한다. 

대통령의 강단에 벨라루스의 식당과 바는 정상영업중이고 공원도 자유롭다. 하지만 러시아와 폴란드사이에 위치한 벨라루스도 코로나19 청정지대는 아니다. 이날 현재 확진자수는 150명을 넘어서는 등 대통령의 속없는 강단에 서서히 위기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구소련권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도 못지 않다. 역시 1994년부터 장기 집권중인 라흐몬 대통령도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의료전문가들의 경고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다만 3월 19일부터 국제항공편을 일찌감치 막아놓고는도심서 대규모 신년 축제(노우르즈)를 열고 의회도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코로나엔 전통 약초가 특효'.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코로나 퇴치 요법중 또하나는 승마이다. © AFP=뉴스1
'코로나엔 전통 약초가 특효'.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코로나 퇴치 요법중 또하나는 승마이다. © AFP=뉴스1

중앙아시아 이웃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원래 치과의사 출신으로 보건장관 등을 지내다 2006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전통 의학에도 조예가 깊어 투르크메니스탄의 약초에 관한 개인 저술도 있다. 

그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국가의 코로나 19 대응책에 녹여내고 있다. 즉 전통 민간요법인 '페가눔 하말라' 약초가 감염 질병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지난달 각의에서도 "우리의 조상들은 하말라 가지단을 집안에 놓고는 필요시 이를 훈증해 질병을 몰아냈다"고 말하며 민간에 권유했다.

현재 기록상 투르크메니스탄과 타지키스탄 두나라는 북한 처럼 공식적인 코로나 확진자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진자 4만명이 넘은 이란 등과 접경한 두 나라의 통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를 업수이 여겨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지나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냥 대통령들의 짧은 소견에 국민들이 귀중한 생명이 볼모가 되지 않을 까 걱정이다.

앞서 CNN은 초기 트럼프 대통령 처럼 코로나를 감기쯤으로 생각해 대응을 게을리하는 중남미권 지도자 3명을 꼽은 바 있다.

첫번째 지도자는 '남미의 트럼프'로 일컫는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다. 그는 현재 국내 확진자수가 2000명을 넘고 그의 언론담당 보좌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불구,코로나 위기가 과평가됐다는 입장을 보인다.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는 "그저 가벼운 독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파울루, 리우데자네루 주지사 등 자치단체장들을 향해서는 브라질을 망칠 범죄라고 매도했다. 상점 폐쇄 등 과도한 대응으로 경제를 파탄낼 우려가 있다는 것이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생각이다.  

물론 공포스런 코로나 확산앞에 대통령의 안일한 생각과 무대책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전국에 걸쳐 매일 저녁 8시30분이 되면 주민들이 발코니나 창문에 나와 후라이팬 등을 두들기며 보우소나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 AFP=뉴스1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 AFP=뉴스1

중남미 또 한명의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보우소나르 못지 않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외출 자제 권고에도 스스로 나서 외출, 외식도 권장하고 "위험하지 않다"며 누구든 껴안는다. 전날 코로나 우려에 수도 멕시코시티가 바, 나이트클럽, 극장 등 다중집합시설을 문 닫게하면서 50인이상 집회를 금지시켰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현재 멕시코내 확인 확진자수는 405명 정도이지만 전문가들은 검사 부족 때문이지 실제 감염자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라고 CNN은 꼽았다. 그는 니카라과내 첫 확진자가 나오고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커지는데도 수주째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어떤 특단의 조치없이 위생을 철저히 하라는 전단만 국민에게 돌릴 뿐이다. 또 대통령 대신 얼굴을 비친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은 국민들에게 신께 간구해 코로나사태를 함께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be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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