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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1·2위 팔리자 5위까지 '매물'…IPTV 주도 유료방송 재편 '가속'

케이블TV M&A 절실한 KT vs 추가 점유율 확대 필요한 SKT 모두 '관심'
현대HCN, 강남권 '알짜고객' 확보에 가격 저렴해 매물매력 높아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3-31 06:00 송고 | 2020-03-31 09:29 최종수정
현대HCN © News1
현대HCN © News1

현대홈쇼핑이 대주주인 현대백화점 계열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현대HCN이 공식 '매물'로 나왔다.  

이미 케이블TV업게 1위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돼 'LG헬로비전'으로 새출발했고 2위 티브로드가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현대HCN도 매각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인터넷(IP)TV와 케이블TV간 유료방송 재편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강남 '알짜고객' 확보한 현대HCN, 잠재매물중 가장 매력적

31일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 매각법인은 현대HCN이다.

현대HCN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유료방송 업계 재편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2019년 IPTV 업계 3위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업계 1위 CJ헬로의 지분 50%+1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올 초에는 신규법인 LG헬로비전을 출범시키고 현재 공격적으로 인지도를 확대해가는 중이다. 

IPTV업계 2위 SK텔레콤도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업계 2위 티브로드의 결합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 역시 당국의 합병심사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4월 신규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유료방송 시장 재편 움직임 속에 현대HCN도 '새로운 주인'을 찾아나서면서 저성장 늪에 빠진 케이블TV 업계의 '출구전략'이 대세로 굳어진 모양새다.  

현대HCN의 경우 서울 강남권역을 확보하고 있어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이며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도 타 케이블TV업체에 비해 높다. 8000억원에서 1조원대 '몸값'을 부르는 업계 3위 딜라이브보다 가입자의 질이나 향후 시너지 측면에서 현대HCN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현대HCN의 가입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134만5365명이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4.07%로 LG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CMB에 이어 케이블TV업계 5위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도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은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권(SO, 8개)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약 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현금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시장 구도가 통신사업자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는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 추진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현대NHC 주인은 KT? SKT?…점유율 확대 위한 '수싸움' 치열

현대HCN을 인수할 유력 기업으로는 KT와 SK텔레콤이 꼽힌다. KT의 경우 지난 2019년 경쟁사가 유료방송 인수전에 참여할 때 이미 폐지된 '합산규제'에 발목이 잡혀 인수전에 뛰어들지 못했다. 

케이블TV업계 3위 딜라이브를 유력 인수 대상으로 보고 실사까지 마쳤지만 국회가 이미 폐지된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겠다며 논의를 이어갔고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인수합병 계획에 대해서도 '위성방송의 공공성에 위배된다'며 딴지를 거는 통에 무산됐다.

이에 KT는 구현모 신임대표와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신임대표 체제 아래서 밀린 '유료방송 인수합병' 숙제 해결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019년 상반기 기준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시장 합산점유율은 31.31%로 LG헬로비전의 24.72%와 6.59%포인트(p) 격차로 좁혀져 있다. 또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합병법인 합산점유율도 24.03%에 달해 경쟁사의 사정권 안에 들었다. 

이에 KT는 인수합병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미디어사업 '규모의 경제'를 키우겠다는 의지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신임대표도 취임일성으로 "외형을 키우는 일이 필요하다"며 인수합병 의지를 암시한 바 있다. 

SK텔레콤도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 회사는 그간 2위를 차지해왔던 유료방송 시장 2위 자리를 LG헬로비전에 근소한 차이로 내줬다. 추가 인수합병을 한다면 미디어 시장의 '확실한 2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KT와 1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위치가 된다. 

만약 SK텔레콤이 현대HCN까지 인수할 경우 총 점유율은 28.1%에 달해 1위 KT와 점유율 격차는 3.21%p로 좁혀진다. 

업계 관계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앞서 '복수의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현재 인수합병이 결정된 티브로드 외에 추가 인수합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HCN의 경우 가입자의 '질' 측면에서 오히려 딜라이브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측면도 있는 만큼 SK텔레콤이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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