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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우리 미술사에 그은 획…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서(書)' 개막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온라인개막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0-03-30 15:20 송고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서예는 미술일까, 아닐까. 동아시아 회화사에서는 전통적으로 '서화동원론'(書畵同原論)을 내재해왔다. 글씨와 그림은 하나라는 말이다.

한국 미술을 이끄는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도 이같은 사상을 따른다. 30일 오후 4시 개막하는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에서는 서예가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의미로 존재할지 돌아보고 짚어본다.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전시를 준비하다 보니 1990년대까지 시화전이 유행한 점, 어린 시절 쓰고 그리던 그림일기가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서화 일치 사상의 DNA를 가진 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전통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다양하게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해방 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비롯해 2000년대 전후 나타난 현대서예와 디자인서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서예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돼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점, 자료 70여점을 볼 수 있게 했다.

1부에선 서예가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의 미술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서예가 또 다른 형태의 미술임을 느끼게 한다.

2부에선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작품들이 소개된다. 일제강점기, 해방 등 격동기를 거치며 서예의 현대화를 이끈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3부에선 1세대 작가들에게 서예교육을 받은 2세대 작품을 통해 현대서예가 어떻게 전통을 계승했고 새롭게 해석해 실험해왔는지 다룬다.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부에선 서예가 디자인이란 옷을 입으며 '타이포그래피'와 같은 식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다룬다.

전시에서는 한국 추상미술 대표작가인 김환기의 시화부터 운보 김기창의 문자도, 남관·김창열 등의 그림, 김종영의 조각에 이어 국내 대표 서예가들의 서예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캘리그래피, 타이포그래피와 같이 현대화된 작품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또 있다. 첫 번째라는 타이틀을 여럿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 첫 개막하는 신규전시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장전시가 아닌 온라인으로 먼저 선보이는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는 배원정 학예연구사와 함께 90분 동안 전시투어를 하는 형식으로 소개된다. 이를 담은 영상이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서예 교과서를 만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 전시"라며 "중국의 서법(書法), 일본의 서도(書道)와 달리 예술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의 서예(書藝)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돼 문자예술의 풍요롭고 화려한 새로운 시대의 전개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7월까지 열리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현장전시로의 변경 또는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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