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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통화스와프 1차 120억달러 31일 풀린다…금융위기때 3배(종합)

"최근 외화자금시장 수요 고려…부족하지 않을 것"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속도 3배가량 빨라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2020-03-29 15:14 송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3.2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3.2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31일 1차로 푸는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120억달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차 공급액 40억달러의 3배 수준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총 규모는 2008년 300억달러에서 이번에 600억달러로 2배 커졌는데, 1차 공급액은 3배로 많아졌다. 시중에 달러를 빠르게 공급하겠다는 한은의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1차 공급 규모,  무역금융, 단기자금수요 등 고려"

29일 한은은 지난 25일(미 현지시간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양자간 통화스와프 본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오는 31일 1차로 120억달러를 시장에 푼다고 밝혔다. 이는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중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해당 자금은 4월2일 금융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300억달러 규모의 첫 한미 통화스와프 당시 1차 공급액은 13.3% 수준인 40억달러였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입찰 규모는 무역금융, 단기자금수요 등 최근 외화자금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장 수요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1차 때 충분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1차 자금 공급 규모는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실물·금융 복합위기를 맞아 그 파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넘어섰다는 판단을 전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모두가 코로나19 영향이 더 크다고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경험 기반해 속도 높여"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는 속도 또한 2008년보다 3배가량 빠르다. 2008년 10월30일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고 약 1개월 뒤인 11월 27일에야 한은은 자금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2일부터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달러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지난 3월20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발표되고 9일 만인 29일 자금 공급 계획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실무 협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며 "한은에서도 달러를 가급적 빨리 공급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금 공급방식은 2008년 때와 유사하다. 이번 통화스와프 자금은 2008년 때와 같은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이다. 2008년 당시 한은은 5차례 입찰을 실시해 총 164억 달러를 공급했다.

1차 입찰 방식이 2008년 때처럼 각 낙찰자가 제시한 금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복수가격방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같다. 복수가격방식은 낙찰자가 제시한 금리 중 가장 높은 금리를 모든 낙찰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단일가격방식(Dutch 방식)과 차이가 있다.

다만 한은은 단일가격방식을 쓸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자금이 한정돼 있는 것을 고려해 시장 원리에 따라 자금이 효율적으로 공급되도록 복수가격방식을 선택했다"면서 "다만 시장상황에 따라 단일가격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금융사가 은행인 것도 공통점이다. 이번 입찰엔 은행법에 의한 은행,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수은) 등이 입찰 참가 자격을 갖는다. 한은은 지난 2008년에도 수은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 달러 자금을 공급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이 대 고객 업무를 통해 수요처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은 은행 업무의 기본 메커니즘"이라며 "이러한 경로를 통해 외화자금이 시장에 효율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는 6개월을 기한으로 체결돼 오는 9월30일이 만기다. 다만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에도 6개월 기한이었으나 2010년 2월1일까지 9개월이 연장된 바 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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