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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아동수당 받는 가구, 재난기본소득 못받는다

지자체 재난수당 중복도 감안…당정청회의서 최종 결정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2020-03-29 11:22 송고 | 2020-03-29 20:10 최종수정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생계지원을 위해 재난기본소득(기본소득) 지급을 검토 중인 가운데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과 같은 기존 복지혜택을 받는 가구는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일정 소득기준 이하 모든 가구에 기본소득을 지급할 경우 기본 복지혜택을 받는 가구와 기본소득만 받는 가구간 소득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정된 재원 내에서 더욱 많은 가구에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위해서도 이같은 방안이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에 따른 생계지원방안을 당정청회의에서 논의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국민 70~80%에 똑같이 일정 금액을 일괄 지급하는 대신 중위소득 100% 이하 4인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최대 100만원씩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총가구는 2050만가구다. 올해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457만원이다.

다만 정부는 기본소득을 지급 받는 가구 중에서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실업급여 등을 지급받는 가구는 제외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 지급방식과 유사하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긴급생활비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73만가구는 제외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초연금과 아동수당에 기본소득까지 지급할 경우 기존 복지혜택은 못 받고 기본소득만 받는 가구와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2020년 기준 기초연금은 일정 소득기준액 이하 만 65세 이상 일반수급자의 경우 월 최대 25만3750원이 지급되며 저소득수급자는 최대 30만원을 받는다. 아동수당은 만7세 미만 모든 아동에 1인당 10만원이 지급된다.

만약 3대가 함께 사는 A가구에 부부가 소득이 없고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 2명과 만 7세 미만 아이가 2명 있다고 가정하면 기초연금과 아동수당만으로도 매달 최대 80만원을 기본으로 받는 셈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추경으로 아동돌봄쿠폰이 아동 1명당 매달 10만원씩 4개월간 지급되고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 2명이 정부의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다면 월 32만9000원씩 총 65만8000원을 4개월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를 합산하면 A가구는 한 달에 165만8000원을 지급받게 된다. 기본소득 100만원까지 더해지면 총 265만8000원을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셈이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부부가 소득이 있고 일정 소득이 있는 노인과 만 7세 이상 아동을 둔 가구라면 기초연금과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고 기본소득 100만원만 받게 돼 최대 165만원의 소득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비교한 것이지만 정부가 기본소득 일괄 지급에 고민하는 부분도 이런 점에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4일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에 동참하는 지자체가 16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정부는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재난수당과 국가 기본소득과 중복 수령을 감안해 형평성을 맞추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경기도의 경우 도에서 지급하는 10만원과 각 시에서 지급하는 재난수당이 추가로 지급돼 경기도 내에서도 시별로 수당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민 반발이다. 모든 국민에 똑같이 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반발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상황에 누군 주고, 누구는 안 주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실제 <뉴스1>이 지난 13일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약 40%가 전국민에게 100만원씩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주장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반대입장을 밝힌 57.6%(공감하지 않는 편 28.4%, 전혀 공감하지 않아 29.2%)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반대와 찬성 의견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찬성 의견을 보면 '공감하는 편이다'가 26.1%로 가장 많았으며 '매우 공감한다'는 13.7%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2.6%였다.

다만 정부는 기본소득에 신중한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본소득은)구체적으로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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