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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마·위드 팔아요"… 마약도 활개친 텔레그램 방 참여자 8600명

8600명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서 버젓이 거래
"첫 거래는 소량만" 박사방처럼 폭파·개설 반복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이비슬 기자 | 2020-03-28 05:43 송고
약 8600명이 모인 비밀대화방에 올라온 텔레그램  '마약 거래' 글.  이 방도 '박사방'처럼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폭파'(폐쇄)와 개설을 반복한하는 게 특징이다.© 뉴스1
약 8600명이 모인 비밀대화방에 올라온 텔레그램  '마약 거래' 글.  이 방도 '박사방'처럼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폭파'(폐쇄)와 개설을 반복한하는 게 특징이다.© 뉴스1

일명 '박사방' 성착취 사건 이후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지로 떠오른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대마초를 비롯한 각종 마약류 거래가 버젓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겨냥한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마약류 관련 범죄는 아랑곳하지 않고 활개치고 있다. 이곳 대화방도 박사방처럼 '폭파'(폐쇄)와 '개설'을 반복해 수사망을 피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주일간 한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약류 거래 글이 올라왔다. 대화방 참여자 수는 8600명에 육박했다. 최근 일주일간 마약류 거래 관련 글은 15건이 게시됐다.

"'떨(대마초 은어), 대마, weed(위드·대마초 은어)' 딜러다. 실제 딜러임을 인증할 수 있다"는 글이 대표적이다. 해당 '딜러'는 "안전을 위해 첫 거래는 소량만 판매한다"는 내용을 덧붙이고 자신의 텔레그램 아이디를 적었다. 이외에도 '약(마약) 유저분들 비밀대화 요청해 달라'는 다른 이의 글도 눈에 띄었다.

26~27일 이 방은 갑작스럽게 폐쇄됐다. 마약 거래방은 운영자가 경찰 수사망을 피하고자 주기적으로 폐쇄·개설을 반복한다는 게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이용자들의 얘기다.

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텔레그램이 경찰의 집중 수사대상에 올랐는데도 텔레그램 마약범죄는 수사의 표적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다. 박사방 사건이란 운영자 조주빈(25)이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제작한 성착취 영상을 대화방(박사방)에 대량으로 올려 억대 수익을 올린 사건이다. 

기소된 마약 판매상들이 직접 재배한 대마.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자료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 뉴스1
기소된 마약 판매상들이 직접 재배한 대마.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자료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 뉴스1

경찰에 따르면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은 성착취 영상 유포는 물론 마약거래의 주요 창구로 활용돼 왔다.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등 범행 흔적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텔레그램 비밀대화로 거래장소를 정한 뒤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주고받는다. 던지기 수법이란 화장실 휴지통 등 사람들이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에 판매자가 마약을 던지고 구매자가 이를 재빨리 찾아가는 게 특징이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이용자 A씨(35)는 "대마초보다 중독성과 부작용이 심각한 마약류인 엑스터시·필로폰·코카인을 거래하는 글이 올라올 때 있다"며 "총기류를 판매한다는 글도 종종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마약류니 총기류라고 하면 화들짝 놀라겠지만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이용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워낙 많이 봐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텔레그램 같은 익명성 보장되는 사이트에서  불법거래는 활성화할 수밖에 없다"며 "판매자들은 물론 구매자들도 자신의 신원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단호하게 단속해야 한다"며 "범죄의 온상지인 줄도 알면서 불법거래 온라인 공간을 폐쇄 조치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3.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3.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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