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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대형병원 응급실의 내부고발…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0-03-29 07:07 송고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뉴스1

저자 곽경훈은 종군기자나 인류학자를 꿈꿨으나 부모님의 의지대로 성적에 맞춰 의대에 진학했다. 그는 정신과를 전공하고 싶었으나 유급을 거쳐 7년만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가 됐다.

책은 저자가 응급실에서 보낸 4년간의 레지던트 기간을 솔직하게 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응급실에서 법적으로 '의료 사고'라고 규정할 수 없지만 '막을 수 있는 사망'을 무수히 지켜봐야 했다.
특히 '미니무스 교수'로 불리는 무능하고 욕심 많은 리더와 그의 눈치만을 보며 무사안일을 추구하는 의국 분위기가 얼마나 무책임한 결과를 낳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응급의학과장 미니무스 교수는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6시 퇴근을 칼같이 지켰기 때문에 실제로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미니무스 교수는 누군가 환자를 적극적으로 진료하려 나서면 '응급의학과는 이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야'라고 호통을 치며 막아냈다.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들은 미니무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도착 당시 사망으로 판명된 환자에게 시체검안서를 발부하고 가망 없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정도의 일에 만족하며 '평온한 일상'에 집중했다.

다른 전공과라고 딱히 응급의학과보다 더 나을 것이 없었다. 위중한 환자가 도착해 각 임상과 레지던트들을 불러도 서로 "우리 임상과에 해당하는 환자가 아니다"라며 회피하기 일쑤였다. 이런 책임 전가 속에서 의료사고는 아니지만 막을 수 있었던 사망이 반복해 발생했다.

실제로 저자는 레지던트 1년차 시절에 패혈증 조치를 묵살한 레지던트 2년차를 주먹으로 때려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곽경훈 지음/ 원더박스/ 1만48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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