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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무관객' 위기를 기회로 만든 공개 코미디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0-03-28 05:50 송고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화면캡처 © 뉴스1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화면캡처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계속해 '무관객' 녹화를 이어가고 있다. 관객들과 호흡하며 코미디를 펼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밖에 없지만, 각기의 프로그램들은 톡톡 튀는 대처로 코미디 무대를 이어가면서 위기에 맞서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19일과 26일 녹화를 취소한 뒤, 이달 4일부터 녹화를 재개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시되는 시기이기에 여전히 관객 없이 녹화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개 코미디는 관객과의 호흡에서 만들어내는 웃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그콘서트'는 동료 코미디언들이 직접 관객석을 채우고, 무대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는 존재했고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변화의 일환은 바로 스튜디오 녹화를 통해 토크와 VCR로 무대를 대체한 코미디였다. 가장 먼저 시도된 건 역대 '개그콘서트' 역대 코너들을 꼽아 출연 코미디언들과 VCR을 시청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었다. 이외에도 지난 21일 방송부터는 '토요 극장'이라는 형식으로 코미디언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들을 소개하며 토크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무관객 녹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는 '개그콘서트'의 도전이기도 했다.

'개그콘서트'의 박형근 PD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최근 뉴스1에 "우선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는 관객을 받을 수가 없으니 이러한 형식으로 계속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공개 코미디라는 정체성이 있으니 상황이 안정이 되면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모시고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세월호 사건이 있은 후 애도 기간을 가지며 9주간 방송을 하지 않은 적이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럴수록 웃음을 주고 같이 힘을 내자는 의미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 PD는 그러면서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그간 도전해보지 못했던 변화도 코미디언들과 함께 아이디어도 내고 고민하고 있다"라며 "그간 공개 코미디의 위기라는 말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tvN '코미디 빅리그' 방송화면캡처 © 뉴스1
tvN '코미디 빅리그' 방송화면캡처 © 뉴스1
tvN '코미디 빅리그'는 코미디언들이 직접 관객석을 채우면서 색다른 웃음을 전하고 있다. 이달 방송분부터 코미디언들이 직접 객석을 채운 채 녹화를 진행한 '코미디 빅리그'는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들과 객석에 앉은 코미디언들이 서로 콩트와 현실을 오고가는 리액션을 주고 받는 형식이다. 특히 객석에서조차 개그 욕심을 뽐내며, 분장을 하고 무대에 야유를 보내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관객들의 선택으로 콩트를 변화하던 코너 '리얼극장 선택'은 오히려 이 코너를 망치고자 하는 동료 코미디언들의 고군분투로 더 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이상준이 올라오는 코너마다 표정을 찡그리거나 아예 뒤돌아 앉아있는 이진호의 모습을 담은 영상 클립은 유튜브 조회수 10만회를 넘어서면서 화제를 이끌기도 했다. 무관객 녹화라는 위기를 코미디언들의 '개그 열정'으로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안제민 PD는 tvN 측을 통해 "'코미디 빅리그'에 대한 연기자들의 애정과 열정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라며 "리액션마저 콩트화하는 연기자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두 프로그램 모두 계속해 무관객 녹화를 이어가겠다는 전언이다. 우선 다시 관객들과의 녹화를 진행하기 위해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방송계와 지쳐가고 있는 대중들을 위해 여전히 '웃음'을 전하려고 하는 '개그콘서트'와 '코미디 빅리그'의 열정은 눈여겨 볼 만하다. 과연 이 두 프로그램이 어떤 '웃음' 열정으로 계속해 건강한 웃음을 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은 이처럼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녹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야외에서 촬영을 하는 프로그램들의 경우, 아직 타격이 큰 상황이다. 여행 프로그램인 tvN '더 짠내투어'는 이달 16일 방송 이후, 녹화 중단으로 인한 여파로 잠시 방송을 중단한 상황이다. 또한 JTBC '한끼줍쇼'는 명장면들을 편집한 형식으로 스페셜 방송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야외 촬영 프로그램들은 실내 스튜디오 촬영으로 형식의 변화를 시도해야만 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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