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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어강사 "한국 안 떠나…세상에 이런 나라 없다"

시민의식과 공동체의 힘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0-03-26 14:25 송고 | 2020-03-27 00:39 최종수정
전국이 맑고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인 23일 서울 청계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국이 맑고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인 23일 서울 청계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국인 영어강사가 코로나19 확산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에보니 조셉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굿하우스키핑닷컴'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 한국에 머무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보이는 혼란과 공포 분위기 없이 차분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진행 중이다. 

24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안내 영상이 방영되고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24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안내 영상이 방영되고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비상 상황에도 평온을 유지하는 한국 사회 :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적 상황에서 다소 제약은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일상적인 삶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한국에서는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검진 테스트, 정부의 투명하고 빈번한 정보 공개, 모든 피해자에 대한 무료 의료 서비스, 지역사회 내 공유된 책임의식 등에 힘입어 여전히 삶이 평온하다. 

한국에는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뉴욕, 로스앤젤레스, 플로리다 남부 등에 거주하는 미국인 가족들이 겪고 있는 봉쇄로 인한 스트레스를 크게 못 느낀다. 

지난달 한국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일시적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품절됐다. 한국 정부는 엄격한 예방조치 지침을 발표했다. 

2주 후 학교와 학원 등 사설기관이 문을 닫았다. 이후 사이비교회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하게 확산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더 안전했다.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다모아자동차 상암공영차고지에서 방역요원이 버스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다모아자동차 상암공영차고지에서 방역요원이 버스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한국 정부의 신뢰할 수 있는 코로나 대응 체제 : 무엇보다도 한국의 직장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포기하기 어려웠다. 미국으로 돌아가면 실업자가 되고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할 뿐이다. 

일부 동료 교사는 재정적인 스트레스와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국으로 소위 '야반도주'를 했다. 처음에는 그들과 같이 행동했어야 하는 게 아닌지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에 대한 믿음은 옳았다. 상황은 호전돼 신규 감염자는 매주 수천 명에서 하루에 100내외로 현저히 감소했다.

한국의 거리에는 가는 곳마다 여러 언어로 제작된 포스터와 광고가 눈에 띈다. 손을 씻고, 입을 가리고, 증상이 나타나면 국가 비상 핫라인으로 전화하라는 내용이다. 

핫라인에 전화를 걸면 검진소까지 가는 교통편을 제공받을 수 있다.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오면 국적에 관계없이 무료로 치료를 받는다.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 한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2020.3.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 한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2020.3.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 한국 시민들의 놀라운 공동체 의식 : 주요 쇼핑 센터에는 체온계가 설치돼 있다. 거의 모든 엘리베이터와 상점 입구에는 손 세정제가 있다. 대중교통은 정기적으로 청소를 한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마스크를 가질 수 있도록 구매 할당제가 운영된다.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장소는 앱으로 제공된다.

거리에는 마스크 미착용자를 보기가 어렵다.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낯선 사람에게 핀잔을 주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이 거부되는 곳도 많다.

한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것은 이러한 공동체의 역량 때문이다. 한국 질본에 따르면 9,137건의 확진 판정이 났지만 사망자는 126명으로, 사망률은 1.4%다.

광주 서구 풍암동 자생단체 회원들이 기부한 비상식량물품.(광주서구 제공)2020.3.20/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광주 서구 풍암동 자생단체 회원들이 기부한 비상식량물품.(광주서구 제공)2020.3.20/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 어려울 때 빛나는 성숙한 시민의식 : 한국의 일상은 이제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건강지침을 따르는 대다수의 시민들 덕분에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다.

주요 축제와 집회는 연기됐지만, 많은 식당과 유흥업소, 공공장소는 여전히 열려 있다. 다만 확진자가 나오면 이를 즉각 알리고 봉쇄한다. 

또한 한국인들은 지역사회와 이웃들이 자신이 가진 여분의 자원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기꺼이 공유한다. 

한국에서 경험하는 코로나19 위기에서 배운 게 있다면, 공동체 속에서 구성원 각자의 의식과 행동이 큰 차이를 만들낸다는 것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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