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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왜 안 줘?" 대구·경기서 불 붙은 재난수당 '논쟁'

권영진 총선 후 지급 논란…이재명, 부천 이견에 '제외 검토'
화성시 등 속속 착수…세부방침, 형평성 등 논쟁 계속될듯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2020-03-26 10:45 송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23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긴급생계자금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대구시 제공) © 뉴스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각 지방정부발 재난수당 지급이 가시화되면서 구체적인 절차와 지급시기 등 집행 방침을 놓고 지역내 논쟁이 불거지는 조짐이다.

예산 부족을 호소해 온 대구시는 추가경정예산안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계기로 재원마련에 숨통이 트이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긴급생계자금 지원 시기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4·15총선 직후인 내달 16일부터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구에서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권 시장은 정략적 판단이 아닌 선거업무와의 중복으로 인한 일선 공무원들의 과부하 우려가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에선 "재난자금을 총선 전에 지급하면 미래통합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25일 "우편발송으로 카드를 받길 원하는 시민은 9일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실무적 이유로 인해 주민센터 등 방문수령의 경우는 16일 이후 가능하다는 입장은 견지하고 있다.

이로 인한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급기야 권 시장이 대구시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이를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일까지 벌어지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이진련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 중 권 시장이 퇴장했다고 한다.

이 의원이 "긴급생계자금을 총선 이후 지급하려는 것은 신속히 집행하라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시의회의) 의결이 끝나면 곧바로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벌어진 일이다. 시장이 자리를 떠난 이후 여야 의원들이 갈려 말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왼쪽)와 장덕천 부천시장© 뉴스1 DB

경기도에서는 지급 대상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초 '전 도민 대상 10만원 현금을 지급'하는 재난 기본소득 시행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부천시 등에서 이견이 나오자 반대하거나 다른 지원계획을 마련하는 지역의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덕천 부천시장은 24일 "이렇게 하는 것보다 부천시에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2만여곳에 400만원씩 주는 게 낫다고 본다"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반박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이 지사와 장 시장 모두 지역내 비판에 휩싸이고 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부천시 도의원들이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도 부족할 때에 정치적 논란만 부추길 뿐 국민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논쟁을 (장 시장이)촉발시켰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이 지사는 당초 보편적 방침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도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 사용을 개인적 판단으로 좌지우지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2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경기도 재정이 이 지사의 개인 돈이 아니지 않나"라며 "국민의 세금이고 경기도민들의 것인데, 정책적인 이견을 표출했다고 해서 87만 부천 시민을 담보로 해서 안 주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 등 재난수당 지급 계획을 세운 지자체들이 집행단계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화성시는 당장 지난 25일 오후부터 재난생계수당이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월 100만원씩 두 달간 지원하는 이번 수당 지급에 이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 개념의 2차 재난수당 계획도 27일쯤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시가 지연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신속히 지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쟁의 여지가 적은 피해 상인들 우선 제공, 선별작업 간소화, 현금 직접 지급 등이 꼽힌다.

각 지방정부별 재난수당 지급 방식, 대상, 규모, 재원 등© 뉴스1(나라살림연구소 제공)

각 지자체마다 이같이 세부적 방침과 예산 등 사정이 현저히 다른 탓에 향후에도 집행단계에서 골머리를 앓게되는 지자체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화성시의 경우 지역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덕분에 시 단위 기초단체 중 재정자립도 1위이다. 화성시 등만큼 여유나 시스템이 갖취지지 않은 경우는 지자체 예산만으로는 독자적으로 지급이 어려운 지자체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기식 위원장은 "재정 자립도가 낮은 전남, 전북, 경북 이런 곳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 다리가 어떻게 된다고 하듯이 그것을 쫓아갔다가는 재정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가뜩이나 수도권-비수도권간 격차를 많이 이야기 하는데, 지자체별로 하는 것보다 국가차원에서 논의해 통일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sg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