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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n번방' 국민 공분 틈타 '정치적 쇼'만 벌인 국회 과방위

준비도 정리도 부족했던 텔레그램 n번방 긴급 현안보고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0-03-26 05:30 송고 | 2020-03-30 14:38 최종수정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텔레그램 n번방 사태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3.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텔레그램 n번방 사태에 관한 긴급 현안보고 개최'

평소 소관 법안 처리에 가장 늑장이라 '식물 상임위' 소리나 듣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웬일인가 했는데 뚜껑을 따고보니 '역시나' 였다. 국회에서 말하는 '긴급'이란 '준비없이'라는 뜻이었던가. 

이날 회의에는 어떤 기관이 어떤 조치를 담당하는지조차 모르고 나온 국회의원들이 태반이었다. 자극적인 워딩과 호통만 난무했을뿐이다.

한 과방위원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관계자 전원 처벌과 가입자 전원에 대한 신상공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그걸 왜 방통위원장에게 물었나? 신상공개는 방통위원장이 아니라 '경찰청장'의 소관이다. 결정권이 없는 사람에게 신상공개에 대해 물으니 "가능할 걸로 생각한다"는 '의견'말고 무슨 말을 할까.

또 구글·텔레그램 등 해외사업자 대응도 도마에 올랐지만, 현행법상 '역외규정'은 유명무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는 "구글, 텔레그램 등 해외 사업자와 소통하면서 n번방 관련 성착취물의 삭제 요청과 공조 등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할뿐이다.

그런데 과방위원들은 관계부처를 향해 마치 국민들이 들으라는듯 "왜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만 높였다. 대안은? 물론 없었다.

과방위원들은 지난해 11월에 망사용료 문제를 해결한다고 '구글 청문회'를 열겠다고 하다가 구글의 "책임있는 사람의 출석이 어렵다"는 한마디에 청문회를 취소한 바 있다. 그랬던 과방위가 생각하는 해외사업자에 대한 '더 적극적인 조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과방위원뿐 아니라 관계부처의 대응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아무말 대잔치'의 연속이었다.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대안을 묻자 "국제 공조가 메일 보내고 연락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방통위와 방심위가 '해외 주재원'을 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협조하지 않던 해외 사업자가 해외 주재원이 찾아간다고 정책을 바꿀까? 또 이번 n번방 사건이 터진 텔레그램은 본사가 어디인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주재원을 보내겠다는 생각인가.

준비도, 정리도 부족했던 이번 '텔레그램 n번방 사태에 관한 현안보고'의 결과물은 "검토하겠다"와 "참고하겠다"라는 의미없는 답변뿐이었다. 이게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공분을 산 사안에 올라탄 '정치쇼'가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