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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에서 코로나19 억제 성분 발견…"렘데시비르·클로로퀸도 효과 기대"

중국 연구진 "느린 신약개발, 기존 성분들 취합해 분석"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20-03-25 06:00 송고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공간에 헤스페리딘이 결합한 상세도(사진 위)와 헤스페리딘이 ACE-2 수용체와 스파이크 단백질 결합 경계를 막는 모습(사진 아래). 출처 : 국제 학술지 '악타 파마슈티카 시니카B(Acta Pharmaceutica Sinica B)'에 실린 논문 '코로나19에 대한 치료법 분석과 잠재적 치료제의 발견(Analysis of therapeutic targets for SARS-CoV-2 and discovery of potential drugs by computational methods)'© 뉴스1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공간에 헤스페리딘이 결합한 상세도(사진 위)와 헤스페리딘이 ACE-2 수용체와 스파이크 단백질 결합 경계를 막는 모습(사진 아래). 출처 : 국제 학술지 '악타 파마슈티카 시니카B(Acta Pharmaceutica Sinica B)'에 실린 논문 '코로나19에 대한 치료법 분석과 잠재적 치료제의 발견(Analysis of therapeutic targets for SARS-CoV-2 and discovery of potential drugs by computational methods)'© 뉴스1

귤과인 '탱자'에 들어있는 성분 '헤스페리딘(hesperidi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치료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25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중국의 한 연구진(Canrong Wu)은 '계산화학적 코로나19에 대한 치료법 분석과 잠재적 치료제의 발견(Analysis of therapeutic targets for SARS-CoV-2 and discovery of potential drugs by computational methods)'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논문은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악타 파마슈티카 시니카B(Acta Pharmaceutica Sinica B)'에 실렸다.

이 논문은 새로운 의약품 개발 과정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만큼 기존에 허가된 약 성분이나 자연 속 생약성분 등을 일괄 분석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기대할 만한 것들을 연구한 자료다.

◇"탱자 속 헤스페리딘 성분, 코로나바이러스의 체내 세포속 진입 막아"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표면 단백질 중 하나인 스파이크(spike)와 사람 몸 속 숙주세포의 수용체인 'ACE-2(Angiotension converting enzyme 2)'의 결합에 유일하게 달라붙는 물질로 탱자의 '헤스페리딘'을 확인했다.

'스파이크'는 'ACE-2'에 결합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집입할 수 있도록 한다. '헤스페리딘'은 이를 차단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헤스피리딘이 ACE-2와 스파이크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태억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개발사업본부장은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헤스피리딘은 이 과정에서 부착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다만 얼마나 많은 양을 체내에 투입해야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내 한 연구진은 탱자 외 감귤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범부처신약개발사업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들에 처방되고 있는 약물인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항에이즈)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가 전세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렘데시비르'는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축이면서, 앞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길리어드의 기술력이 뒷받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클로로퀸·아비간' 일단 기대 모아져

'탱자' 연구결과를 낸 같은 논문은 지난 '코로나19'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80%가 유사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단백질 구조를 분석한 결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자가복제 관련 유전자 중 하나인 'RdRp' 등에 결합해 자가복제를 억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칼레트라'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표적인 유전자 RdRp, 3CLpro, PLpro에 모두 결합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인용한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RdRp'를 표적으로 삼은 다른 약물 '아비간(파비피라비르)'은 중국 과기부 관리 발표에 따라 340명의 환자가 참여한 임상에서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이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아비간'을 투약하지 않은 위약군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하는데 11일이 걸렸지만 투약군은 평균 4일 만에 회복됐다. 다만 '아비간'을 중증환자에게 투약할 경우엔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다른 논문에선 최근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소개했다.

'클로로퀸'은 1935년 허가된 항바이러스제로 항생제인 '아지스로마이신'과 병용투여시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임상도 이 같은 병용요법으로 진행한다. 다만 눈과 신장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보고된 바 있고, 아직까지 정환한 작용기전이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실린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 실험실에서 코로나19 효과적으로 억제(Remdesivir and chloroquine effectively inhibit the recently emerged novel coronavirus (2019-nCoV) in vitro) 논문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로 꼽히는 약물들 중에선 '렘데시비르'가 농도 대비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에 같은 치료 효과(EC50)를 내는데 필요한 농도가 0.77마이크로몰(μM)이었지만 '클로로퀸'은 1.13μM, '아비간'은 61.88μM로 점점 더 많은 농도가 필요했다.

다만 치료효과를 내는 것과 부작용 발생률의 상관관계도 분석돼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구체적인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임상시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태억 본부장은 "현재 바이러스의 여러 부위들을 공격하기 위한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코로나19는 돌연변이가 문제이기 때문에 변이가 가장 적게 발생하는 바이러스 복제 프로세스와 관련된 유전물질 RNA  중합효소를 공략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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