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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관람자 등 사실상 공범들, 피해자들에 2차 가해

1만명 넘는 텔레그램에 유사방에서 어이없는 설문조사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20-03-22 14:18 송고 | 2020-03-22 15:50 최종수정
해당 텔레그램 캡처© 뉴스1
해당 텔레그램 캡처© 뉴스1

일명 '텔레그램 박사방 성착취' 사건 관련 '영상을 보기만 한 사람들도 사실상 공범'이라며 처벌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문제의 영상과 연결 통로를 소개하는 유사 '박사방'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으며 박사방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뉴스1> 취재 결과 지난 21일 이용자들이 이른바 '텔레그램 홍보방'으로 부르는 모바일 메신저 계정에서 'n번방·박사방 피해자들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텔레그램 홍보방이란 부적절한 영상 등 콘텐츠 주소 '링크'를 남기는 곳이다. 이곳 구독자 수는 1만400명에 달한다.

한 이용자는 "실제 유사 n번방, 유사 박사방 이용자들도 이곳에 머물며 정보를 얻고 있다"며 "홍보방 이용자가 이곳에 오른 링크를 타고 가면 부적절한 영상 등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계정 캡처. © 뉴스1
해당 계정 캡처. © 뉴스1

텔레그램 홍보방의 'n번방·박사방 피해자들 관련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피해자가) 자초한 일('25%), '피해자들이 XX같다'(17%) 같은 의견이 주를 이뤘다. 미성년 괸련 성착취 영상은 소지하기만 해도 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데도 이들이 최소한의 죄의식도 갖고 있지 않다는 단면을 보여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탓'이라는 어이없는 답변 항목까지 올렸다. 
'피해자들이 불쌍하다'는 의견은 19%에 불과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2394명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시민들은 "황당하고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29)는 "성착취 영상을 관전하는 일종의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박사'라는 조씨가 그런 끔찍한 범죄를 계획하고 저지른 것 아니겠느냐"며 "영상을 본 사람들도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명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영상이 촬영·공유돼온 사건의 면면이 드러나며 여론은 '영상을 보기만 한 사람들도 사실상 공범'이라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처벌하지 않을 거라면 그들의 신상이라도 알려달라"는 청원이 20일 올라왔고, 하루 만인 21일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4배를 넘는 80만여명이 참여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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