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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닫혔대"…디스코드로 옮긴 '음란 채팅방' 6000명 접속

[텔레그램방의 악마들②]한번 뜬 성착취 영상들, 다크웹서 좀비처럼 끝없는 생명력
박사방 음란물, 변종 메신저서 다시 유통…카톡엔 n번방 비밀링크 공유 오픈방 넘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한유주 기자 | 2020-03-21 06:02 송고
기자도 당한 디스코드 신종사기 © 뉴스1 서혜림 기자<br><br>
기자도 당한 디스코드 신종사기 © 뉴스1 서혜림 기자

"XX고 교복 얼마?" 
"3만원입니다. 풀팩 하나은행 010XXXX."

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등 다크웹에서 이루지는 불법음란물 유통행위를 지난달부터 단속에 나선 가운데 변종 메신저로 갈아탄 영상들이 독버섯처럼 거래되는 변종 유통과 사기행각이 벌어지고 있었다.

◇변종 유통방 '디스코드'등 …N번방·박사방 추정 영상 보여

21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게임 유저들이 주로 사용한다던 메신저 '디스코드'의 한 채팅방에서는 6161명의 서버인원이 수많은 음란물 영상을 서로 보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중 초·중·고등학생 등으로 유추되는 학생의 음란물 캡처 사진을 올리며 대화를 나누는 누리꾼도 비일비재했다. 이들은 자신이 파일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폴더를 캡처해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거래가 실제 현금이 오가며 유통되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유저에게 직접메시지를 보내 'XX고등학생 (파일이름) 얼마냐'고 문의해보니 '3만원이며 계좌 입금 시 바로 보내줄 수 있다'고 답했다. 큰 마음을 먹고 해당 유저에게 입금을 하고 이메일 주소를 불러줬지만 유저는 기자를 차단하고 더 이상 메시지를 받지 않았다.

n번방의 미성년자 출연 영상물들이 오픈 채팅방에 계속 올라왔고 '지인능욕짤'이라는 형식의 파일도 서로 거래하고 있었다. 채팅방에서 이들은 '지인합성을 무료로 해준다. 쪽지달라''초딩 영상 보내달라'는 글을 올렸다. 

아울러 n번방과 박사방에서 얻은 자료로 보이는 영상을 판매한다는 글도 보였다. n번방 권한을 판매한다는 글은 18일 올라왔으며 1번방 제목은 '연예인·배우·가수·아나운서 사진·야동 판매(가격 5.0)', 2번방은 '존예 일반인·학생·서양 로리·한국 로리 판매(가격 4.0)' 3번방은 '근친상간·강간·강제로 마약 먹히기 등 씹 하드코어(가격 3.0)'이라고 적혀있었다. 

박사방 영상 유포 의혹 디스코드. © 뉴스1 서혜림 기자<br><br>
박사방 영상 유포 의혹 디스코드. © 뉴스1 서혜림 기자


◇카톡방 '영상교환, 피해자 환영'…텔레그램선 신종 VIP방

지난달 10일부터 경찰청에서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성폭력에 대해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집중 단속을 벌인다고 나선 뒤 텔레그램 상의 n번방 등은 대거 사라졌지만 아직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텔레그램 비밀 링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중 주식 관련 토론방에서 지난달 말부터 n번방 자료를 볼 수 있는 링크가 뿌려지고 있다는 독자 제보를 직접 확인해 봤다. 해당 링크를 타고 텔레그램방에 접속하니 'XX방 시즌6'이라는 제목으로 참가자 762명짜리 채팅방이 열렸다. 이곳에는 매번 폭파되는 한 링크가 있었고 그곳을 눌러보니 미성년자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몸에 '나는 노예입니다'라고 적고 성착취행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색한 화장을 한 어린 아이는 상체에 검정 펜으로 숫자와 '노예'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고 박사 혹은 n번방 일당이 시킨 가학적 행위를 화장실에서 하고 있었다. 핸드폰을 바닥에 놓고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해당 영상에서 어린 아이는 영상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일당이 시킨 행위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한치 앞도 모른 채 유사 성행위를 반복했다.

운영진은 해당 영상 등의 일부를 방에 올려 놓으며 다른 방으로의 입장을 유도하고 있었다. 다른 방 링크를 찾아보려고 클릭해보니 금새 모든 방이 폭파돼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울러 어린 아이의 영상이 올라왔던 방 조차 폭파되어 사라져버렸다. 결국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성착취를 당한 미성년자들의 영상이 다크웹에서 죽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는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아울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n번방과 박사방과 관련해 영상을 공유한다는 1 대 1 교류방도 생기고 있었다. 이들은 n번방과 박사방의 영상을 교환·구매하고 싶다며 심지어 '피해자도 환영한다''나는 유포 안한다'고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지난해 일반사이트에 불법유출이나 아동관련 음란물을 올리면 불법으로 막혀서 텔레그램 등으로 퍼진 것으로 안다"며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했다가 경찰청에서 지난달 TF를 만들고 60명을 검거했다고 한 다음 날부터 텔레그램의 음란물 거래 방들이 대거 폭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n번방과 박사방 관련 다른 메신저인 라인, 디스코드 등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에서 취득한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박사방 회원들도 반드시 검거한 후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N번방 영상 교환 요청글 © 뉴스1 서혜림 기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N번방 영상 교환 요청글 © 뉴스1 서혜림 기자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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