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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제주, 하반기 하와이'…코로나19에 신혼여행 '두 번' 간다

제주·강릉· 남해·거제·여수 등 국내 대체 신혼여행지 인기
호텔가, 서둘러 허니문 패키지 출시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0-03-18 15:17 송고 | 2020-03-18 17:49 최종수정
아난티 남해 산책길에 만날 수 있는 등대에서 스냅 촬영 중인 신혼부부의 모습
아난티 남해 산책길에 만날 수 있는 등대에서 스냅 촬영 중인 신혼부부의 모습
#이달 7일 결혼식을 올린 최모씨(30)씨는 제주도에서 6박7일간의 신혼여행 겸 호캉스를 즐기고 왔다. 예정대로라면 하와이에서 시간을 보냈겠지만, 항공사의 운휴 결정에 신혼여행을 11월로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회사에 경조사 휴가도 올리기도 했고, 아쉬운 마음에 그나마 하와이와 비슷한 자연환경이 있는 제주도로 떠나기로 한 것.  
 
#5월 첫째 주 결혼을 앞둔 김모씨(35)는 예비 신부와 협의 끝에 해외로 떠나기로 했던 신혼여행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미루고, 국내 일주부터 하기로 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80년대 신혼여행의 성지인 경주부터 찍고, 느긋하게 가고 싶던 지역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신혼여행의 풍속도도 변화시켰다. 국내와 해외로 두 번 이상 떠나려는 신혼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 요즘 해외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현지에서 격리되거나, 입국을 거부당할 수 있기에 기존 신혼여행 일정을 미루고 전초전 격으로 '국내'로 떠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3~5월 출발 예정인 해외 신혼여행 상품 가운데 취소 및 연기된 비중은 60~70%에 육박했다. 전통적인 허니문 성수기로 불리는 가을(9월~11월)로 가장 많이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한 유채꽃밭에 관광객들이 유채꽃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News1 이석형 기자
◇백 투 더 1980년대?…제주도·남해 등 인기 

해마다 결혼을 기념할 기념일도 있고 리마인드 웨딩 문화도 있다곤 하지만 신혼여행을 미루는 것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생애 단 한 번뿐인 여행이기 때문이다. 

이에 마치 과거처럼 국내 신혼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 웨딩 관련 커뮤니티엔 "국내 신혼여행 어디로 갈까요?" "신혼여행 대체 국내여행지 어디가 좋을까요?" "국내로 신혼여행 이상한가요?" 등 국내 신혼여행지에 대한 문의 게시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국내 여행지나 호텔로 놀러 가서 '신혼여행 분위기'라도 내고 싶다는 이유다.
온라인상에서 신혼여행지로 가장 많이 거론된 지역들은 제주, 강원 강릉, 경남 남해 및 거제, 전남 여수 등이었다. 해당 지역들의 공통점은 비교적 외져 있는 지리적 조건에 바다 전망의 호텔이나 풀빌라 펜션이 다수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와이에서 제주도로 신혼여행지를 변경한 최모씨는 "그나마 고립되어 코로나19 위험성이 없는 지역을 선택했다"며 "관광지도 별로 안 돌아다니고 그냥 호텔에서 푹 쉬고 온 것은 좋았지만, 아쉬움이 남은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홈페이지 캡처
신라호텔 홈페이지 캡처
◇호텔들 "스냅 찍어주고, 룸서비스 제공해요" 

호텔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호텔들의 객실점유율(OCC)은 이달 들어 대다수가 반토막 났다. 그러나 국내 신혼여행지로 떠오르는 지역 내 호텔들은 '신혼부부'나 '연인'들을 공략한 패키지를 내놓으며 이를 어느 정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호텔 내의 모든 서비스를 총동원한다. 경치 좋은 곳에서 스냅 촬영도 해주고, 객실에서 식사도 할 수 있도록 한다.

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신혼여행을 위한 투숙 문의가 접수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달 초에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를 출시했다.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는 2박 이상 투숙객에게 '허니문'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스위트 숨비포토'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존 호텔에서 스냅촬영을 하고 사진첩과 앨범을 만들어주는 '숨비포토'에 '뉴트로'(복고) 트렌드를 접목했다. 부케·베일·부토니아 등 간단한 소품도 대여해준다. 

또 연회장을 1980년대 예식장 콘셉트로 장식해 마치 부모의 결혼 사진과 비슷한 모습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실내 또는 숨비정원에서 둘만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도 있다. 

경남 남해의 아난티도 '남해의 연인'(가제)의 이름으로 신혼여행을 해외로 떠나지 못한 이들을 위한 패키지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신혼부부들을 리조트와 인근에 자리한 사진 명소로 안내한 후 웨딩 스냅을 찍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포함될 예정이다.

탁지영 에머슨퍼시픽 수석은 "비교적 바이러스 감염 지역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최근 들어 허니문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봄의 남해는 옥빛 바다와 더불어 유채꽃과 매화가 어우러져 지금 한창 평화로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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