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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2차 추경 편성하나…조세저항·재정악화 극복 관건

문재인 대통령 "2, 3차 대책 필요"…추경 암시
역대 2차 추경, 세율인상과 국채발행으로 재원조달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2020-03-17 06:05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부산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19.11.1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부산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19.11.12/뉴스1

정부가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 이어 기준 금리인하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가 대책의 일환으로 하반기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추가 대책을 거론한 가운데 현실적으로 정부가 내놓을 대책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 추경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1차 추경이 국회 문턱도 넘지 않은 상황에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면서 실제로 2차 추경이 편성될지는 미지수다. 역대 2차 추경사례를 보더라도 조세저항과 재정건전성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2차 추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 14일 긴급 현안점검회의에서 기존 정책에 추가해 피해지원 강화를 위한 창의적 방안을 강구할 것을 각 실국에 지시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전날(16일) "상황이 오래갈 경우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혀 2차 추경 가능성이 재점화됐다.
김부겸·홍희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코로나19 대구·경북 재난안전특별위원회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 회 본청앞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생업, 생계 직접지원 추가경정예산을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김부겸·홍희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코로나19 대구·경북 재난안전특별위원회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 회 본청앞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생업, 생계 직접지원 추가경정예산을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2차 추경 가능할까

2차 추경이 언급되면서 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차 추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조기에 편성된 점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경우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팬데믹) 선언으로 이번 사태가 사실상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정부로서는 하반기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가 제출한 1차 추경은 대부분 연초 경기부진을 최소화하고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상반기에 집행 가능한 사업들로 꾸려졌다. 문제는 실탄이 떨어지는 하반기다. 재정집행이 상반기에 집중돼 하반기 성장률 하락 등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2차 추경카드를 꺼낼 명분이 생긴다.

또 정부가 세수결손에 대비해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피해로 정부 예상보다 올해 세수실적이 미치지 못할 경우 세입경정을 통해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과거 정부는 1998년과 2005년, 2009년, 2013년, 2015년 세입경정을 통해 세수부족분을 채운 사례가 있다. 특히 IMF외환위기로 5조5000억원의 세수펑크가 났던 1998년에는 2차 추경을 통해 세수결손을 보전했다.

변수는 4·15 총선이다. 총선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릴 경우 2차 추경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해진다.

또하나의 변수는 재정건전성 악화다. 1차 추경 증액 과정에서 홍 부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갈등으로 부각된 재정건전성 문제는 2차 추경 편성시 최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부는 10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을 편성하며 10조30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만약 여기에 2차 추경을 편성할 경우 두 번째 추경의 재원은 세입증대나 100%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역대 2차 추경 어떻게 편성됐나

재정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추경은 1951년 재정법(~1961년) 제정 이후 최초로 도입됐다. 이후 총 85회 추경이 편성됐으며 이중 한해 2회 이상 추경이 편성된 것도 20번이나 된다. 1951년과 1954년, 1963년, 1969년에는 한해 추경안이 3번이나 편성됐다.

문제는 재원이다. 1998년 11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 당시 정부는 세입증대(세율인상)와 공기업 주식매각, 국채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국채발행 규모는 7조9000억원으로 전체 추경의 69%를 차지했다. 2003년 2차 추경 당시에도 정부는 3조원 전액을 국채발행을 통해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2차 추경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세율인상에 따른 조세저항을 극복하거나 국채발행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해결책까지 마련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필요하다면 하반기에 추경을 편성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될 때를 대비하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다"며 "문제는 세수확보에 있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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