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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매출 절반 유럽·미주 어쩌나…코로나 팬데믹에 재계 '패닉'

이탈리아·스페인 거쳐 유럽 전역 확대, 미국도 국가비상사태 선포
경기 위축, 생산차질 겹악재…실적 회복세에 '코로나19' 찬물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20-03-16 14:46 송고 | 2020-03-21 12:44 최종수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유럽, 미주에 생산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유럽향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의 제조 현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18.8.2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유럽, 미주에 생산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유럽향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의 제조 현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18.8.2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현상을 보이면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유럽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진원지가 된 가운데 미국은 물론 남미로도 급속히 확산하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의 생산차질과 실적악화가 우려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미주와 유럽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중국 진정세지만 유럽 전역 확산 조짐…미국 이어 브라질로도 확대

1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스위스 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전날 대비 1만982명이 증가한 15만351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누적 사망자는 5735명이다. 중국의 확진자가 8만1048명으로 가장 많지만, 하루 사이 27명 증가하는 데 그치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사망자는 10명이 증가한 3204명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중국 외 국가에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하루 사이 9개 국가가 코로나19 발생국가로 새로 이름을 올리면서 발생국가는 총 143개 국으로 증가했다. 중국 외 확진자는 하루 사이 무려 1만955명 증가한 7만2469명에 달했다. 사망자도 하루 사이 333명 늘어난 2531명으로 늘었다.

특히 유럽의 확산세가 무섭다. 이탈리아 확진자가 하루 사이 3497명 증가한 2만1157명, 사망자는 173명 늘어난 1441명으로 늘었다. 스페인 확진자는 1522명 늘어난 5735명, 사망자는 16명 증가한 136명이다. 프랑스 확진자는 4469명, 독일은 3795명, 스위스는 1359명, 영국 1144명 순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갖고 유통업체들이 물품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일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갖고 유통업체들이 물품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일할 것이라며 "너무 많이 살 필요가 없다"며 생필품 사재기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주도 상황이 좋지 않다. WHO 집계 기준 미국 확진자는 1678명, 사망자는 41명이다. 캐나다는 확진자는 244명, 브라질 121명, 칠레 61명, 아르헨티나 45명, 페루 43명, 멕시코 41명 등의 순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유럽과 미주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잇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있다. 스페인은 14일(현지시간)부터 2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 이은 두 번째 전국 봉쇄로, 스페인 국민은 생필품 구매 등 극히 제한적인 사유를 제외하고는 외출이 금지된다. 독일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주변국과의 국경을 봉쇄했고, 프랑스는 음식점, 술집, 영화관 등 다중 이용시설의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앞선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유럽발 미국 입국 금지 국가에 영국과 아일랜드를 포함시켜, 전 유럽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삼성전자-현대차 지난해 매출 절반이 미주·유럽…실적 회복세에 '코로나19'가 찬물

유럽과 미주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기업의 생산과 매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 230조원 중 유럽은 미주가 73조8000억원으로 32.0%, 유럽은 42조7000억원으로 18.5%를 차지한다. 두 지역의 매출을 합하면 삼성전자 작년 한 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5조7000억원의 매출 중 북미가 35조9000억원, 유럽은 18조7000억원으로 두 지역 매출 비중이 51.7%에 달한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56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31%, 영업이익은 6.0% 증가한 금액으로,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라 실적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현대차의 1분기 컨센서스 매출 24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미 3.66%, 영업이익은 28.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당장 국내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차질과 이에 따른 실적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 현장에서 열린 '조지아공장 양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스튜어트 카운테스 조지아공장 최고관리책임자(COO)가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지아공장은 지난 2006년 10월 기공식을 갖고 3년 1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9년 11월 쏘렌토를 생산하며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기아차 제공) 2019.11.19/뉴스1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 현장에서 열린 '조지아공장 양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스튜어트 카운테스 조지아공장 최고관리책임자(COO)가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지아공장은 지난 2006년 10월 기공식을 갖고 3년 1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9년 11월 쏘렌토를 생산하며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기아차 제공) 2019.11.19/뉴스1

삼성전자의 경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TV 생산공장을 두고 있고, 폴란드에는 냉장고 등 가전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샌디에이고에 TV 생산 공장을, 오스틴에는 반도체 공장을 운영한다. 2017년 인수한 하만은 미국 코네티컷에 본사를 두고 있다.또 브라질에는 TV와 스마트폰, 멕시코에는 TV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에서는 체코, 러시아, 터키에, 미주에서는 미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생산공장을 운영한다.

유럽과 북미 등 전기차 배터리 수요처에 공격적으로 생산 라인을 확대해 온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3사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고,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General Motors)과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름에서 각각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생산 중이며, 미국 조지아에 2022년 양산을 목표로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 이어 유럽과 미주지역의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등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급격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며 "유럽과 미주는 이제 막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피해 규모의 예측도 현 단계로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1공장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 뉴스1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1공장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 뉴스1



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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