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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트럼프 폭탄 발언'에 펄쩍 "올림픽 취소·연기 검토 없다"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20-03-13 16:06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 발언'에 올림픽 개최를 준비 중인 일본이 펄쩍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빈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보다 1년 연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연기를 언급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AFP·로이터통신 등 현지 외신은 물론, NHK 등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020 도쿄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라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24일 개막해 8월9일 폐막한다. 개막까지 이제 약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는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이 중단됐고,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정규시즌은 최소 2주 연기하기로 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언을 얻어 예정대로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IOC 역시  "개개인의 발언에는 코멘트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선을 그었다.
즉각 진화에 나섰으나 조직위원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은 "오늘 미일 전화회담에서는 올림픽 연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대로 담담히 대회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연기·취소설을 일축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 장관 역시 "올림픽은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며 "IOC와 조직위원회 모두 대회의 연기나 취소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약 50분 간 전화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전화회담을 통해 도쿄올림픽의 취소 또는 연기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모리 조직위원장이 "그런 얘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정상적인 올림픽 개최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내에서도 연기 또는 취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이날 칼럼을 통해 "미국 방송국의 중계권료, 올림픽 주요 후원사들이 미국의 대기업들이라는 점에서 IOC가 미국의 입장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밖에도 일본 내에서는 "일본이 올림픽을 강행한다고 해도 선수를 파견하지 않는 국가가 나올 수도 있다"며 올림픽 정상 개최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서서히 많아지고 있다.

이미 도쿄올림픽의 첫 공식 행사가 진행됐다. 성화 채화식이 지난 12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린 것. 채화식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반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다. 채화된 성화는 그리스 내에서 봉송되다 오는 19일 아타네 파르테논 스타디움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로 전달된다. 20일에는 성화가 일본에 도착한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질병에 의한 역대 최초 취소 사례로 남게 된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신종플루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했지만 대회는 그대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되길 기대한다"고 일본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2주가 지난 뒤 말을 바꿨다.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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