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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토막살인' 장대호 “화 나도 살인 마라" 일베에 옥중편지?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베' 이용자, 장씨 자필 편지라며 공개
"'조선족·전라도·흑인이라서'라는 편견 버려야…살인 후회해"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2020-03-12 19:10 송고 | 2020-03-12 22:11 최종수정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른바 '한강 토막 살인'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장대호씨(39)로부터 "아무리 화가 나도 살인하지 말라"는 취지의 자필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한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가 편지를 공개했다.
12일 '일간베스트(일베)' 등에 공개된 편지에 따르면 지난 6일 장씨는 자필로 일베 이용자 A씨가 자신에게 보낸 편지에 답장을 했다. 지난 2월 장씨가 서울구치소에서 쓴 26페이지 분량의 자필 편지와 필체가 유사하다.

장씨는 "제가 모텔 당번 일을 거진 15년을 하면서 수많은 조선족들과 사귀어 봤는데 좋은 사람들도 많다"며 "조선족이라, 전라도 사람이라, 흑인이라서, 이런 편견은 정말 버려야 할 고질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조선족이라서 죽인 게 아니라 저한테 폭력을 휘두른 폭력배였기에, 제가 화가 나서 보복차원에서 살해한 것"이라며 "지금은 늦었지만 살인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체를 손괴한 것도 목격자가 없다보니 완전범죄를 꿈꾸며 자행된, 돌이킬 수 없는 큰 죄였다"며 "제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흉악한 일을 저지른 중죄인임을 인정하는데, 죽은 놈도 나쁜 놈이란 것을 주장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게이(일베 이용자를 지칭하는 말)들아. 니들은 아무리 화가 나도 살인하지 마라"며 "살인죄는 현생에서 로그아웃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내생에도 영향을 주는 오역죄 중 하나"라고 했다.

장씨는 지난해 8월8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씨(32)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 시신을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장씨가 시신을 유기한 같은달 12일 오전 9시15분께 경기 고양의 한강 마곡철교 남단 부근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 시신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경찰이 한강 수색작업 5일째인 8월16일 오른팔 부위를 발견하면서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장씨는 다음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A씨가 반말과 함께 자신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고 배를 때린 뒤 숙박비를 내지 않으려고 해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이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것",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도 않고 합의할 생각도 없다.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 등의 막말로 공분을 샀다.

1심 재판부는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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