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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언택트-①]시험대에 오른 '원격근무'…'스마트 워크' 앞당기나

코로나19로 기업들, 너도나도 '재택근무'…IT 협업툴·사용량 '급증'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3-13 06:00 송고
카카오가  지난달 26일부터 전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 News1 구윤성 기자
카카오가  지난달 26일부터 전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 News1 구윤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기업 근무환경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원격 재택근무'가 도입된 것. 
코로나19라는 외생변수에 의한 갑작스러운 변화지만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해주는 IT기술 발전 덕에 원격근무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닌 분위기다.

실제로 각종 IT 협업도구가 활용되고 있고 인공지능(AI)도 업무지원에 가세했다. 이번 원격근무 실험을 계기로 향후 기업문화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먼 이야기'이기도 하다.

◇ IT기업 등 "재택근무 끄떡없다"…협업도구 주목

대부분의 IT기업들과 대기업들은 재택근무에 필요한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협업도구는 네이버의 라인웍스, 카카오의 아지트, NHN의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두레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등이다.
디자인과 세부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메일·메신저(채팅)·캘린더 공유·파일 공유 등 업무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통합돼있는 것이 협업도구의 특징이다. 외근 중에도 모바일로 업무를 볼 수 있고 쉽게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 젊은 직장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해시태그나 언급(@) 기능 등을 활용하면 특정 정보나 사용자만 따로 모아서 확인할 수도 있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과 비교해 '라인웍스' 무료 버전 가입자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4만 여곳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라인웍스는 같은 기간 메시지 대화수가 470% 증가했다. 또 영상통화는 64%, 파일 업로드 수는 19%, 다운로드 수는 37% 증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웍스의 경우 글로벌 환경에서도 끊김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영업 또는 프랜차이즈 분야에서의 사용이 두드러진다"라고 말했다.

실제 협업 도구를 쓰는 사람들의 만족감도 높은 편이었다.

판교.© 뉴스1
판교.© 뉴스1

NHN의 '두레이'를 사용하고 있는 한 직장인은 "메일과 메신저, 프로젝트 등을 협업툴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편리하다. 면대면 회의를 해야할 경우엔 화상 채팅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도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협업툴 외에도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T전화 앱의 경우 최대 30명까지 함께 통화할 수 있는 통화 기능을 제공 중이다. 통화료는 그룹통화를 시도한 사람에게만 부과되며 수신자는 이동통신사가 다르거나 앱 설치를 하지 않아도 통화할 수 있다.

또 T그룹통화 앱의 경우 그룹통화를 전문으로 지원한다. 한 번에 최대 100명까지 단체로 통화할 수 있으며 '오픈청취'기능을 이용할 경우 100명 외의 사람들도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SKT관계자에 따르면 T전화와 T그룹통화의 경우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5일을 전후로 사용량이 두배 늘었다.

◇"마른 기침 하나요?"…인공지능도 가세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인공지능(AI) 기술도 등장했다. 한글과컴퓨터그룹과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코로나19 능동 감시자와 자가격리자를 관리할 수 있는 AI 콜센터 시스템을 무상공급한다.

'한컴 AI 체크25'는 능동 감시자와 자가 격리자의 답변을 토대로 발열, 체온, 기침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기력이 없거나, 마른 기침을 하나요?' 등의 질문에 '네', '아니오' 등 간단한 답변을 하면 이를 즉시 데이터화하고 데이터의 통계 및 분석 결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한컴AI체크25' 운영도(한글과컴퓨터 제공)© 뉴스1
'한컴AI체크25' 운영도(한글과컴퓨터 제공)© 뉴스1

또 동시에 다수에게 콜을 할 수 있어 인원 제한없이 대규모 모니터링이 가능한 만큼 상담 인력난이나 대응업무 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향후 대규모 재난, 감염병 발생 시를 대비한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 마련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오는 20일부터 AI콜센터 운영을 시작하며, 안양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국 청도와 상해에서도 한국 교민 대상의 한국어 서비스 운영을 적극 희망하고 있어서, 한컴그룹은 '한컴 AI 체크25'를 필요로 하는 해외 한국교민 사회로도 기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재택근무는 꿈 같은 일"…시스템 미비한 곳도

주요 기업들이 부랴부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지만 원격근무 시스템이 자리잡지 못했거나 시행 경험이 적은 제조업종은 여건이 미비해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다.

강원도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재택근무는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A씨는 "공장이 정지되면 우리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협력 업체들까지 타격을 입는다"라며 "재택근무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입장에선 생산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을 경우 피해가 크기 때문에 재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 명만 확진자가 나와도 폐쇄가 될텐데, 폐쇄가 길어질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는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기만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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