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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서울이 터지면 코엑스·잠실운동장 비워야 할 수도"

김우주 교수 "대학병원은 한 달여 전부터 걱정했던 문제"
확산세 분수령 1~2주 뒤 전망…"대구가 시간 벌어준 셈"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 2020-03-12 05:40 송고 | 2020-03-12 09:10 최종수정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대구 같은 상황이 서울에 벌어진다면 감당할 수 있을까요. 대학병원 교수들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로 번지는 것을 가장 걱정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단단히 대비하지 않으면 코엑스, 잠실종합운동장 등 대형 시설을 임시병원으로 개조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12일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특히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자 의료 시스템이 마비된 대구 사례를 서울 방역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럽 붐비고 젊은 층 경각심 부족"…집안 어른도 위험에 빠트린다       

그는 "미안한 말이지만 대구가 겪은 상황은 서울에 많은 시사점을 보여준다"며 "결과적으로 대구·경북에서 서울에 시간을 벌어준 셈인데, 적절한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에 이동 제한 명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사례가 국내에 재현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상황이 엄중한데도 주말마다 밀폐된 공간인 클럽 등에 젊은이들이 몰리고 길을 가면서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보이는 것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교수는 "20~30대 젊은 층은 코로나19게 걸려도 무증상(무자각)으로 앓고 지나가거나 당국 통제 범위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며 "문제는 나이가 많은 부모와 조부모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방심이 가장 큰 적인데, 경각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11일 0시 기준 서울 지역 누적 확진자 수는 193명으로 대구(5794명)와 경북(1135명) 다음으로 많다. 서울을 포함해 경기(175명), 인천(25명)을 망라한 수도권 확진자는 393명이다. 전체 감염자의 5% 수준이지만, 최근 며칠간 수도권 확산세는 어느 지역보다 빠르다. 

더욱이 서울에선 구로 콜센터 외에 주요 대학병원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이송요원인 36세 남성(161번 환자)이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확진자가 14명으로 늘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도 지난 8일 대구에서 상경한 사실을 숨긴 70대여성이 몰래 입원진료를 받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서울백병원은 응급실 등 일부 병동을 폐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이동식 선별진료소) 설치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모습./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이동식 선별진료소) 설치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모습./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상황이 코로나19 본게임…대구도 절대 안심 못해"

서울 구로구 서울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발생한 콜센터에서는 11일까지 9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중 77명이 콜센터 직원이고 나머지 13명은 근무자 가족이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집단감염이 몇 군데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서울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서울 내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할 시점을 1~2주일 뒤로 내다봤다. 이 시기에 폭증세가 나타난다면 정부가 원하지 않아도 잠실체육관이나 코엑스 등 대형 체육관이나 전시관을 임시병원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우주 교수는 "인권이나 보이는 측면에서는 환자를 대형 시설에 수용한 일명 중국 모델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서울 상황이 코로나19 본게임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어떻게 그런 시설에 환자를 모아놓을 수 있느냐는 생각보다 최악을 대비하는 게 먼저"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구와 경북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인정하지 않았다. 아직도 대구에서는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자택에서 대기 중이고, 경증환자를 관리하는 생활치료센터에 임신부와 만성질환자들이 지내는 등 운영 측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는 평가도 내렸다.

김우주 교수는 "대구도 일반 시민 확진율이 10%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며 "신천지 거품이 꺼졌는데도 이런 상황이면 절대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7755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날 0시 기준으로 242명이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0일 100명대에서 하루 만에 200명대로 상승했다. 대구지역 신규 감염자가 100명대에 그쳤지만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 감염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7755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날 0시 기준으로 242명이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0일 100명대에서 하루 만에 200명대로 상승했다. 대구지역 신규 감염자가 100명대에 그쳤지만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 감염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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