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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사과·120억 기부, 교인들에게 보내는 이만희의 메시지"

전문가가 본 이만희 사과①…"이탈보단 내부 결속 커질 것"
"120억 기부로 책임감 강조…신천지 내 단합-일치 꾀하려는 것"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20-03-07 05:15 송고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절을 하며 사죄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절을 하며 사죄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평소 신천지 신앙에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이탈하겠지만, 그보다 내부적으로 결속력이 강해지는 모습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번 이 총회장의 큰 절과 120억 기부는 신천지 교인에 보내는 메시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근원지로 지목되는 신천지예수교 증거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이 엎드려 사과한 지 닷새가 흘렀다.
지난 2일 침묵을 깨고 공식 선상에 모습을 보인 이 총회장은 90세의 나이에 맞게 귀가 잘 안 들리고 바닥에서 일어서기 어려워하는 등 노쇠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이 회장의 옆을 지킨 김평화 행정서무에게 일일이 대답을 지도 받는 모습도 보이며 그간 신천지 안에서 초법적인 존재로 군림하던 모습에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신천지 전문가가 본 이 총회장의 사과는 신천지 교인들의 일탈보단 더 강한 내부 결속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려한 120억원이란 금액 역시 신천지에선 포교 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신천지 팩트체크'의 저자이자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금재 신부는 7일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의 실체가 많이 알려졌다. 여기에 이 총회장의 모습을 보고 평소 신천지 신앙에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신천지 내부적으로 결속력이 더 강해지는 상황이 그보다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총회장이 두 번이나 엎드려 사과한 모습을 보면서 신도들은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하더라"며 "'저분(이 총회장)은 죄가 없는 분인데 세상이 저 분을 죄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들을 대신해 저 분이 대신 무릎을 꿇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부는 "신천지 신도들은 현재 안타까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혀있다"며 "그런 마음이 신천지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고 있다. 그들 사이에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우릴 위해 희생하는데 우린 더욱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상황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 신부에 따르면 현재의 신천지를 둘러싼 상황은 이 총회장과 신천지 교인들에게는 '신천지 세상'이 열리기 직전이다. 이 신부는 "신천지 지도부와 이 총회장이 가진 시각은 '이것이 마귀의 지시이자 신천지 세상이 열리기 직전 세상에 환란이 온 상태'"라며 "이런 시기에 신도들 사이에선 '더 믿음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아야 영생으로 간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한다"고 했다.

이 신부는 신천지에서 사회공동복지모금회에 기부한 120억원 역시 일종의 메시지로 해석했다. 그는 "신천지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신천지가 책임감을 느끼고 120억원을 기부하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금은 또한 신천지 신도에게 보내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신천지는 기자회견 내내 신천지가 가장 큰 피해자라고 했다"며 "잘못이 없는 신천지가 사회적으로 어려울 때 사회를 돕는 아름다운 곳이라는 메시지를 주면서 신천지 내의 단합과 일치를 꾀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천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20억원을 기부하고 이중 100억원을 대구시에 전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대구시에 이어 공동모금회도 기부금 반환을 결정하면서 기부금은 모두 신천지에 되돌아오게 됐다. 현재 신천지는 다른 모금기관과 기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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