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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안효섭 "연기 호평 의심…칭찬 어울리도록 노력"(인터뷰)

[N인터뷰]① "내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들 보여주려해"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03-06 05:40 송고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뉴스1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뉴스1
작품을 보는 것만큼, 작품을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배우를 보는 재미도 짜릿하다. 최근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배우는 바로 지난달 말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2'의 주인공 안효섭이다.

지난 2015년 드라마 '퐁당퐁당LOVE'으로 시작해 '반지의 여왕'에 이어 '아버지가 이상해'까지 훈훈한 외모와 매력으로 얼굴을 알렸다. 차곡차곡 경험을 쌓은 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7)에서는 말간 얼굴의 소년, '어비스'(2018)에서는 순진한 매력의 남자로 변신하더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는 상처받은 청년 서우진의 뭉클한 성장극을 완성했다.
안효섭에겐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첫 메디컬 드라마에, 자신보다 열 살은 많은 어른의 이야기, 성숙한 멜로,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의 서사까지 표현해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한층 더 깊어진 눈빛과 감정으로 표현한 서우진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데 성공했다.

안효섭은 서우진처럼 낭만을 믿지 않았던 청춘이었다면서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진짜 낭만을 찾는 방법, 또 한석규를 만나 더욱 연기를 좋아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 서우진처럼, 자신 역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안효섭의 낭만적인 이야기다.

-종영하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쉬면서 살 찌고 있다. 촬영하면서 8~9kg 정도 빠졌다. 처음에는 역할에 맞춰서 덩치를 키웠다. 펠로우 2년차면 실제로 30대 중반 정도의 나이고, 덩치를 키워서 의사 가운을 입었을 때 듬직한 느낌을 내려고 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몸이 너무 컸다. 이성경씨도 너무 말라서 차이가 나더라. 그 뒤로 촬영하면서 점점 살이 빠졌다.

-이 작품 선택할 때 고민했던 것은.

▶고민을 안 했다.(웃음) 감독님, 작가님이 연락을 주셔서 만났다. 우진이와 이미지가 비슷한 것 같아서 연락을 주셨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하면서 우진의 모습이 내게도 있다고 보신 것 같다. 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너무나 훌륭한 제작진이고, 내가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를 만든 분들이다. 또 시즌1 자체를 재미있게 봐서 더 좋았다.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 뉴스1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 뉴스1
-우진과 어떤 면이 닮았나.

▶닮은 점이 있다면, 우진은 어릴 때 트라우마나 불우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두꺼운 벽이 생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벽을 두고 사람과 교류를 하는 거다. 나도 실제로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아니고 한 바운더리 안에 있는 것 같다. 나만의 세계가 있달까. 함부로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과 말이 없는 편이고 차분한 성격을 비슷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한만큼 부담감이 컸다. 같은 제작진,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특정 캐릭터만 바뀐 것 아닌가. 비교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또 시즌1이 잘 된 만큼 폐끼치지 말고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부담감이 나를 잡아먹는 것 같은 순간도 있었다. 이 부담감을 가지고 촬영하려다 보니까 독이 되더라. 이 상태로 촬영하면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뉴스1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뉴스1
-의사 역할, 의학 드라마라는 점에서의 부담감은.

▶굉장한 도전이었다. 의사를 연기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나이도 안 맞지만, 생명을 다루는 직업으로서 그만큼의 무게감을 실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내 아이같은? 이미지가 걱정됐다. 전작('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고등학생으로도 나왔고 또 ('어비스'에서도) 순진한 캐릭터였다. 그런 내가 변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담이 있었고,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트라우마라든지 감정연기 등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연기들을 시도하면서 달라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성장한 걸 보여주려는) 포부도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내가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양한 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일까.

▶그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지만 (배우로서) 거쳐가는 과정인 것 같다. 너무 많고 다양한 배역들이 있지 않나. 내가 우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터닝포인트가 됐다기보다 우진에게서 배울 점은 배우고 그렇게 거쳐가는 과정인 것 같다.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 뉴스1
배우 안효섭/스타하우스 제공 © 뉴스1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는데 뜻대로 잘 된 것 같나.

▶많이 아쉽다. 잘 했다고 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 연기는 만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작부터 종영까지 우진처럼 나도 성장한 것 같다. 성장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니 예전에는 몰랐던, 부족한 것도 더 많이 느껴지는 거다. 더 연습해야 할 부분들이 보이더라. 만족스럽지는 않고 무사히 끝났다고 스스로 토닥토닥하는 정도다. 갈 길은 멀다.

-예전에는 몰랐던 부분이라면.

▶너무 많다. 기본적인 발음부터. 한석규 선배님에게 조언을 많이 들었다. 대본을 바라보는 방식, 대사를 표현할 수 있는 수십가지 옵션들, 몸 쓰는 것 등 다양한 것을 알게 됐다. 선배님과 바로 앞에서 연기를 주고 받다 보니, 자신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은 자신이 어린 시절 했던 실수, 미숙했던 부분들을 이야기해주시면서 내가 시행착오를 잘 넘어가도록 도와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첫방송 후 '안효섭이 이렇게 연기를 잘 했나'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등의 반응이 있었는데.

▶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이제야 알아봤나' 싶어서인가.

▶아, 전혀 아니다.(웃음) 무엇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는 건지 납득이 안 됐다고 할까. 의심이 됐다. 나는 (내 연기가) 납득이 안 되는 상태였다. 그런 댓글들을 보면서 이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도 만족할 만큼 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칭찬에 어울리도록 잘 해내려고 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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