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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하다가 불려갔어요" 이 시국에 세종관가는 회식 중

세종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서 회식비판 글 호응
공무원 복무지침엔 회식금지 관련 규정도 없어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20-03-04 05:10 송고 | 2020-03-04 09:44 최종수정
야간 정부세종청사 모습. /뉴스1DB © News1 장수영 기자
야간 정부세종청사 모습. /뉴스1DB © News1 장수영 기자
 
"술자리에 부르는 상사나, 거절 못해 불려가는 사람이나…. 아기랑 둘만 집에 있는데 정말 화나요. 다른 회사는 재택근무다 회식금지다 하는데 공무원들은 왜 이래요?"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회식이나 모임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한데 이 시국에 관료사회의 회식을 문제 삼는 내용이다.

최근 정부세종청사 안팎은 평소와 달리 회식 횟수가 현격히 줄었지만 회식 모임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청사 공무원들이 많이 찾는 어진동 세종중앙타운, 도담동 먹자골목, 나성동 번화가의 식당·술집에선 삼삼오오 회식을 하는 모습이 목격된다.

물론 이들 모두가 공무원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공무원 신분증을 여전히 목에 건 채 회식을 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는 걸 보면 많지 않다고는 부정할 수 없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코로나19에 전염될까 염려하는 분위기인데 공식적인 회식은 직원들이 싫어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다만 자발적으로, 비공식적으로 하는 회식까지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이 게시되자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저희 신랑도 공무원인데 지금(댓글 올린 시간 밤 10시1분) 회식 중이에요", "회식 금지인줄 알았는데 오늘 야근하다 말고 불려갔어요", "해당부처에 익명으로 민원 넣어 드리고 싶네요", "문제 생기면 제일 많이 욕먹을 텐데 공무원들 왜 이럴까요".

최근 인사혁신처가 배포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공무원 복무관리 지침'에는 확진·의심 격리자에 대한 복무처리, 유연근무 적극 활용, 정부 주관 행사·회의 엄정 운영, 출장 최소화 등이 포함됐지만 '회식'에 관한 사항은 없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에 이러한 내용까지 포함하면 소상공인들의 반발 등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 전염 확산만큼이나 소비활동 위축 역시 정부가 막아야 할 부분이어서 회식 금지를 지침에 넣을 필요까지 있느냐는 일부 견해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인 것은 맞지만 '회식금지'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사적 모임 자제라는 문구로 대신해 지침에 넣었다"며 "회식까지 하라 마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3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5186명이다. 대구·경북 지역 감염자 수가 압도적인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내 확진자는 아직 없다. 최근 인사혁신처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인사처는 세종청사 밖 건물에 입주한 부처다.

현재까지 확진자 없는 정부세종청사는 평소 해오던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를 활용하거나 일부 임신부에 대한 재택근무 적용을 시행하는 수준일 뿐 유의미한 근무 형태 변화는 아직 없다.

사회부처의 한 주무관은 "아직은 우리 부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평소대로 근무 중"이라며 "혹시라도 우려하는 상황이 오면 자녀돌봄휴가나 공가(公暇) 등 있는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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