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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 공무원들 '일탈'에 권영진 시장 "죄송"

확진받고 주민센터 방문, 검사사실 숨기고
보건소 팀장, 확진 판정 직전 "신천지 교인" 실토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2020-02-27 14:42 송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21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9시 현재까지의 확진자가 84명으로 전날 오전 9시(34명) 대비 50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50명 대부분이 신천지 대구교회의 교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0.2.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21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9시 현재까지의 확진자가 84명으로 전날 오전 9시(34명) 대비 50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50명 대부분이 신천지 대구교회의 교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0.2.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구시 일부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와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유감을 표했다.
권 시장은 27일 오전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달서구 공무원의 경우 확진자로 판명받은 뒤 개인 문제로 외부 활동을 한 것은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권 시장은 "시청 별관 경제부시장실 직원의 경우 본인이 신천지 교인이 아니고 증세만 있어 확진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하지만 검사를 받은 사실은 미리 시에 알렸어야 했는데, 확정 결과가 나오고 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공직자로서 철저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제부시장실 직원의 확진으로) 저도 감염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음성으로 나와 추가적으로 확산될 우려는 낮다고 보지만, 스스로 의심이 되면 반드시 보고하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이 "공무원들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지만, 공직사회에서 속속 터져나오는 일탈로 지자체의 방역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시민 권모씨(37)는 "코로나19 방역과 전파 방지를 위해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대구에 상주하며 업무를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일부 공무원의 안일한 대처와 일탈이 시민들에게 불신과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익명의 한 공무원은 "비상사태로 밤샘 근무를 하는 공무원이 태반인데 공직 내부에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해 안타깝다. 최소한의 매뉴얼대로만 처신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달서구 공무원 A씨는 지난 24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병원 입원을 대기해야 하지만 이튿날인 25일 오후 달서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아 자녀의 교육비 관련 서류를 발급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주민센터 안에는 A씨를 포함한 민원인 2명과 직원 15명 등 17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A씨가 확진자라는 걸 안 주민센터는 업무가 끝난 시점에 구청에 신고해 긴급방역을 실시했지만 A씨에게 서류를 발급해 준 직원 1명만 자가격리했을 뿐 나머지 직원 등은 26일까지 정상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청 별관 폐쇄를 불러일으킨 경제부시장실 직원은 코로나19 진단검사 사실을 사흘간이나 대구시에 알리지 않았다.

이 직원은 지난 23일 진단검사를 받고 25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검사 받은 사실을 대구시에 알렸다.

그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자 대구시는 발칵 뒤집어졌다.

대구시 전체 공무원의 절반 가까이 근무하는 시청 별관 101동, 111동 건물이 폐쇄됐다.

또 코로나19 대응 비상상황에서 경제 대책 수립 업무를 총괄하는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은 확진 판정 직전까지 자신이 신천지교회 교인라는 사실을 숨겨, 결국 다른 동료 직원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최일선에서 업무를 총괄하는 이 보건소 팀장은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것을 통보받고 나서 확진 판정 직전에야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혔다.

27일 육군 제50사단 장병들이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 투입돼 소독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3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대구 도심 방역에 최초로 군 병력이 투입됐다. 2020.2.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27일 육군 제50사단 장병들이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 투입돼 소독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3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대구 도심 방역에 최초로 군 병력이 투입됐다. 2020.2.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편 대구시는 이날부터 확진 판명 후 자가격리 중인 대상자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 등 3000여명을 자가격리자의 관리·감독에 투입하고 구·군별 현장연락관 8명을 파견해 관리실태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도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 엄격한 사법 처리 방침을 밝혔다.

특히 경찰은 자가격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협박이나 폭행 등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범 체포, 구속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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