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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칼럼] 사내이사 이사회 출석률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2020-02-27 07:01 송고 | 2020-02-27 09:46 최종수정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News1
주식회사의 이사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이사회 출석률이 사용되고 있다. 이사회 출석률이 높으면 좋은 평가를 받고 출석률이 낮으면 평가가 나쁘다. 올해부터 상장회사 사업보고서에 출석률이 공개된다. 공개하면 출석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서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 출석률 75% 미만은 국내 주식 의결권 행사 시 반대 사유 중 하나로 하고 있다. 사내이사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상법이 규정하는 바대로 충실히 회사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이사회 출석률이 높아야 한다. 이사들의 이사회 출석률이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이사에 대한 평가에 출석률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사내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사외이사의 참석률과는 약간 다른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우선,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불출석하면 결의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도 이사의 이사회 불출석 자체에서는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불출석은 기껏해야 이사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한 판례가 있다. 불출석과 회사의 손해간 인과관계 입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결국 주주들이 판단할 문제이고 그런 이사를 선임한 주주들이 책임지면 된다.

회사의 최고위 경영자인 사내이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사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마지막 단계인 이사회 참여는 중요하기는 해도 사내이사의 경영행위 중 극히 일부다. 특히 이사회는 대개 경영진이 결정한 것을 사외이사들에게 추인받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내이사가 사외이사에게 안건을 설명하고 질의와 토의를 거쳐 승인된다. 안건의 대다수는 통상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이다. 사내이사는 익히 다 알고 있는 회사의 사업에 대한 보고가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보고안건만으로 진행되는 이사회도 많다. 그 경우 사내이사들이 다른 일을 모두 제쳐놓고 모두 이사회에 참석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그 시간을 다른 일에 쓰는 것이 나은 상황도 있을 것이다.

반면, 사외이사는 이사회 참석이 회사 업무에 참여하는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떄문에 참석률이 낮으면 명백히 임무를 게을리하는 것이다. 사외이사의 평가에서 출석률은 계속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도 일의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주주와 투자자, 거래처와 금융기관은 어떤 회사를 평가할 때 이사회 명단을 보게 되는데 회사의 신용과 역량이 이사들의 면면을 통해서도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이 타기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거물 정치인, 관료, 학자를 영입하는 것도 경험과 능력 외에 사회적 영향력이 동반하는 회사의 신용제고 효과 때문이다. 이사회 출석률이 높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해당 사외이사가 무용한 것만은 아니다.

극단적인 가정으로 애플의 팀 쿡이 우리나라 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로 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출석률은 극히 낮을 것이지만 회사와 주주가치 제고에 그 이름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사회에 참석하든 하지 않든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능력 범위 내에서 애를 쓸 것이고 회사 밖에서는 팀 쿡이 이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만으로 그 회사를 우대하고 호의적일 것이다. 아무도 이사회 출석률을 따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주주와 시장이 평가하게 된다.

이사회는 기업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행동주의 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최근의 추세와 맞물려 이사회는 명실공히 주식회사 경영의 허브화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대형 상장회사의 이사회가 참여형이 아닌 감독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10인 미만이 운영하는 회의체가 거대 기업의 전반을 경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사회 출석률은 경영감독자들인 사외이사에 초점을 맞추고 사내이사의 출석률은 유연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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