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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극협회 "연극의해 재검토하자"…범연극계 반응 '싸늘'

협회장 "축제 예산 21억원, 협회 주도로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쓰자"
범연극계 "대의명분 내걸지만 협의과정 뒤엎은 의도에 갸우뚱"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0-02-25 10:33 송고 | 2020-02-25 11:09 최종수정
왼쪽부터 김관 사무총장, 오태근 이사장 (제공 한국연극협회)© 뉴스1

한국연극협회(이사장 오태근)가 '2020 연극의 해' 행사를 취소하자고 긴급 제안하자 연극인들이 협회의 진정성과 대표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오태근 협회 이사장은 '2020 연극의해' 예산 21억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연극인을 위해 전용하자고 지난 24일 대학로에서 기자들을 만나 주장했다.

오태근 협회장은 "연극계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축제를 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국연극협회가 피해 규모를 집계하고 공평하게 산정하겠다"고 말했다.

'2020 연극의해' 행사는 문체부가 블랙리스트와 미투 등을 겪은 연극계의 분위기를 살리고 연극 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해 마련한 축제 사업이다. 협회를 비롯한 연극인들은 정부의 후원 아래 토론회를 개최해 세부 사업을 확정했으며 '2020 연극의해 준비위원회'를 지난 11일에 발족했다.

오 협회장은 "더구나 문체부 주최의 토론회에서 졸속적이고 즉흥적으로 결성한 연극의해 준비위원회가 현장 연극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말했다.

협회는 다섯 차례 열린 토론회에서 블랙리스트와 미투 사태에서 연극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축제사업의 주최를 연준위에 내줘야 했다. 협회가 연극계의 대표성을 잃었다는 지적은 연극의해 토론회 이전부터 제기됐다.

2월11일 열린 토론회. 왼쪽부터 김관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 성지수 연출가, 윤태욱 문체북 공연예술과장 © 뉴스1

연극단체 108곳과 연극인 512명이 참여한 블랙타파는 2018년 7월 당시 정대경 협회장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으로 형사고발한 바 있다. 젊은 연극인들도 이익단체로 전락한 협회를 대체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태근 26대 협회장은 협회의 개혁을 내걸고 2019년 2월 당선됐다.

오태근 협회장은 "협회가 블랙리스트와 미투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을 인정하지만 새 집행부가 쇄신을 거듭해 달라졌다"며 "그러나 연극의해 준비위원회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회를 철저히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연극의해 준비위원회(연준위) 위원인 성지수 연출가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협회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연준위는 25일 오후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성 연출가는 "김관 협회 사무총장이 연준위 발족 때부터 사업 진행을 공유하는 단체카톡방에 함께 했다"며 "김 사무총장이 대화방에 아직 있기 때문에 연준위가 협회를 배제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도 말했다.

연극인들은 협회의 긴급 제안에 우려와 불편함을 나타냈다. 원로연극인 노경식 극작가는 "축제 예산을 재난의 약값으로 전용하지는 발상은 크나큰 실패와 오류"라며 "국가재난은 정부의 몫이고 연극은 예술가의 몫"이라고 일침했다.

협회 사무차장을 역임했던 임밀 극단 앙상블 단원도 "협회가 중대한 발언을 하기 전에 협회원의 의사를 묻는 절차를 거쳤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오태근 협회장은 "연극인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협회의 긴급 제안이 주도권 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한다"며 "협회가 아닌 단체가 연극의해 예산을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전용하는 과정을 주도하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대학로 연극소극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코로나19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생활자금 30억원 융자를 비롯해 지원대책 13개를 발표했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를 코로나19 피해상황을 집계하는 창구로 단일화했다.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