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

"한국인 오지마"…'줄도산 빨간불' 켜진 여행업계

'코리아포비아' 확산에 세계 곳곳서 한국인 입국제한
국내외 여행 수요 회복 불능 상태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0-02-25 12:05 송고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여행업계가 연쇄 도산 및 폐업의 상황으로 몰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입국 금지' 조치 등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절차를 강화하고 국내에서는 종교행사를 비롯한 대부분 단체활동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이에 최저수준으로 위축된 우리 국민의 해외·국내여행(아웃바운드·인트라바운드) 수요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에 치달았고 외국인의 국내여행(인바운드) 수요까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여행사들은 2월 신규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80%까지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이달 초부터 대다수가 급여를 깎고, 휴직 신청을 받거나 인원 감축에 나섰기에 사실상 벼랑 끝에 내몰렸다고 볼 수 있다.
  
◇'코리아포비아'까지…해외여행 수요 '곤두박질' 


해외여행 수요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으며 이제 전 세계에 퍼지는 '코리아포비아'(한국 공포증)으로 곤두박질 칠 위기다.

패키지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인 입국금지는 더이상 여행사가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을 뜻한다"며 "비행기도 뜨지 않고 현지에서도 한국 여행객을 안 받아주는 데 여행사가 무슨 수로 영업을 하겠나"고 하소연했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전 직원 대상 주3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모두투어는 다음달부터 최대 두 달간 급여를 70%까지만 주는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이 가운데 호텔 예약 서비스인 호텔엔조이가 돌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국내 중소여행사의 줄도산 및 폐업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종합한 각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는 총 15개국이다.

미국과 호주, 대만 등 여러 나라가 한국 여행경보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홍콩이나 이스라엘처럼 한국에서 출발한 외국인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내놓은 국가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한국 정부에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일부 여행객은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입국이 제한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의 한국 신혼여행객 34명이 갇혀있다. 모리셔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 시각)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 중 일부가 감기 증상을 보여 입국 허가를 보류하고, 격리 조치를 했다.

임신부를 포함한 신혼 여행객 2쌍이 병원에 격리됐고, 나머지 30명은 별도 시설에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도 한국인 입국자에 대해 일단 격리한 채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이동과 지역행사가 줄어들면서 관광 및 운수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24일 서울 송파구 탄천공영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주차돼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이동과 지역행사가 줄어들면서 관광 및 운수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24일 서울 송파구 탄천공영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주차돼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국내 기차·버스여행…대목 앞두고 예약률 '0'

대목을 앞둔 국내여행 시장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3월 이후 행락철 성수기 여행에 대한 취소 및 축소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버스나 기차를 이용한 국내여행 수요는 폭락했다.

전세 버스사업도 운영하는 국내전문여행사 관계자는 "2월 한 달간 출발한 여행객이 단 한 명도 없다"며 "지난 수요일엔 봄 간행물을 1억 들여 발송했는 데 예약 전화 한 통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3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가 일 년 매출의 60%가 나올 만큼 대목"이라며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기차여행 전문여행사 대표는 "코레일로부터 열차 단위로 운행하는 부정기성 관광열차의 일정을 취소하라는 통지를 받았다"며 "모든 취소 수수료는 무료로 처리해준다고 하고, 당연한 지시라고 생각되지만 힘든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서둘러 중소관광업체 대상으로 총 500억 원 규모의 무담보 특별융자를 도입했지만 영세업체에선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10인 이내 규모의 여행사 대표는 "정작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면담한 결과 법인 기업체의 경우엔 재무제표상에 마이너스가 난 법인은 일체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변을 받았다"며 "결국 이 자금은 담보가 있는 숙박 시설이나 혹은 신규 사업업체(1년 미만)들만 빌릴 수 있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티기 위해서 지원받고 싶은 것"이라며 "나라에서 영세업체의 목소리를 조금 더 귀 기울여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