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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집회 불허'에도 보수단체 '강행'…시작 전 긴장감 팽팽

서울시 '집회금지' 홍보…한기총 측 광장 주변 도로 점유
경찰 예의주시중…"법상 물리적 제지 어려워…행정지도"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정지형 기자 | 2020-02-22 12:13 송고 | 2020-02-22 15:20 최종수정
보수성향 시민단체 범국민투쟁운동본부(범투본)이 22일 낮 12시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2020.2.22© 뉴스1 서혜림 기자<br><br>
보수성향 시민단체 범국민투쟁운동본부(범투본)이 22일 낮 12시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2020.2.22© 뉴스1 서혜림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 광장 등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를 불허한다고 밝혔지만 22일 여전히 광화문 광장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자리를 잡고 곧 이어질 집회를 대비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경찰과의 시비가 벌어지기도 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는 세월호 기억공간이 있는 남측 구간을 중심으로 '도심 내 집회금지'라고 쓰인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서울시와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귀가할 것을 권유하고 체증을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 때문에 보수회원들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천막 설치를 막을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는 보수단체인 '일파만파'가 공산화를 저지한다는 내용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도로에는 백색 의자 300여개가 설치됐고 대형 전광판도 설치된 상태였다.
군인 옷을 입은 회원들은 "우리도 일반 시민"이라며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단에는 '미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라는 현수막이 휘날리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 동쪽 KT광화문빌딩 앞 도로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원들 50여명이 천막 20여개를 설치하고 있었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 2시쯤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오는 27일까지는 법원에 출석해야한다.

12시 집회 준비 중인 범국민투쟁운동본부(범투본) © 뉴스1 서혜림 기자
12시 집회 준비 중인 범국민투쟁운동본부(범투본) © 뉴스1 서혜림 기자

이날 오전 11시20분쯤 광화문광장 서쪽 도로에는 6차선 도로중 4차선 도로를 보수회원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그동안 전광훈 목사 등의 연설장면이 나왔던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도에는 20여개의 파란 천막이 이날 오전 8시쯤 설치됐고 헌금함이 다수 보였다.

김문수 대표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입당 원서를 받는다며 서명을 받는 종이도 여러 테이블에 걸쳐 있었다. 곳곳에서 자유통일당 로고가 보였다.

전 목사가 대표인 곳으로 알려진 '청도교영성훈련원' 회원들은 천막 뒤편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보수 회원들에게 나눠줄 전단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이라고 적힌 파란 조끼를 입은 중년의 여성 관계자들은 서울시에서 집회를 금지한다고 했는데 계속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상관 없다"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의거해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 등 주변 도심에서의 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위반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경고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도 "서울경찰청은 서울시와 원활히 협조해 행정지도와 행정명령을 통해 집회를 개최하지 않도록 하고 집회를 강행하면 주최자 뿐 아니라 참가자도 엄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런 경고·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40분까지 매주 하던 대로 도로를 점유하고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기총 관계자는 "(집회를 강행하면) 벌금 300만원 이하로 부과한다는 것은 법적인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며  "(집회를 금지하려면) 서울시 내 모든 교통수단 이용도 금지해야 하는데 광장만 막는 것은 정치적 지시"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시 관계자는 "아까 (집회 금지 요청) 입간판 세우는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나라를 위해 나왔다고 하시면서 제지하셨다"며 "어제만 코로나 확진자 100명 넘게 나왔는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충돌상황을 대비하고 있던 한 경찰도 "집회를 금지를 할 수는 있는데 이분들을 강제로 뺄 수는 없다"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수집회 중 우리공화당이 주관하는 태극기집회는 취소됐다. 우리공화당 측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히 증가해 당원들의 건강을 위해 부득이 긴급취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측이 세운 광화문광장 금지 입간판 © 뉴스1
서울시 측이 세운 광화문광장 금지 입간판 © 뉴스1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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