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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사랑한 김영하의 '새로움'…이번에도 통할까

[이기림의 북살롱] 7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 인사' 펴낸 김영하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0-02-21 11:56 송고
소설가 김영하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작별인사 출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0.2.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인 김영하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7년 만의 장편소설 '작별 인사'를 들고.

김영하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작가다. 늘 새로운 소재를 하나의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이야기로 만들어왔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다. '작별 인사'는 통일된 한반도의 평양에 사는 소년 철이가 17년 만에 자신이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참된 모습을 알아가고, 이를 바탕으로 타자와 연대하는 이야기.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담으로, 일종의 공상과학소설(SF)로 읽힌다.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란 점에서, 이런 시도는 새롭다.

물론 김영하가 SF 요소를 처음 쓴 건 아니다. 그는 등단 초기부터 일반 순문학작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판타지, 역사추리소설, 멕시코 이민자 이야기, 북한 스파이 이야기, 70대 연쇄 살인범 이야기에 이어 흡혈귀 등 환상문학까지 장르를 허문 소설을 써왔다.

김영하는 이런 새로움에 대해 "늘 해왔던 것처럼 장르적인 규칙들을 차용해 소설을 썼을 뿐"이라며 "작가들은 장르와 순문학 경계를 의식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번 소설의 새로움은 이게 다가 아니다. '작별 인사'는 책의 일반 유통구조를 따르지 않았다.

책은 전자책 플랫폼인 월정액 독서앱 '밀리의 서재'를 통해 선공개 됐다.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 정기 구독자들에 별도로 책을 제공하고, 3개월 뒤에 일반 서점에 유통하게 되는 방식으로 책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유통방식이 출판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김영하는 이에 대해 반박한다.

김영하는 "20세기 초반부터 작가들이 작품을 신문에 연재한 뒤 책으로 내왔고, 계간지에 연재한 작품도 많았다"며 "밀리의 서재를 통해 3개월 먼저 공개하지만 접근이 불가능하지 않고, 이후엔 일반 서점에서 독자들이 만날 수 있으며, 동네서점, 독립서점에는 미리 책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김영하의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책의 한계와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종이책은 고전적인 책의 형태이지만, 무게와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다. 이에 최근 전자책, 오디오북 등 다양한 형태의 책이 나오는 상황.

김영하는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종이책을 가장 좋아하지만,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책을 들고 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자책을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책의 형태는 고정돼있지 않다"며 "과거에는 이야기가 소리로 전해졌고, 구텐베르크 이후에 단행본 형태의 책이 우세한 종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책을 접할 수 있는 게 좋다고 본다"며 "좋은 이야기는 어떤 형태로 나오든 간에 똑같이 사랑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하는 출판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이런 책의 형태가 아니라 '책을 외면하는 독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판계의 가장 큰 도전은 더 이상 책을 사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어떻게 서점으로 다시 모을 수 있을까 고민"이라고 했다.     

이어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이 세대의 잘못은 아니다"라며 "또한 고시원, 원룸, 옥탑방을 전전하는 그들이 책의 물성을 부담스러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다양한 보완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움에는 장단점이 모두 있다. 장점을 최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건 사용자들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김영하가 추구하는 새로움은 지금의 독자들에 큰 장점으로 다가간 듯 하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