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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했죠?" 고유정에게 돌직구 날린 판사…20일 판결은?

의붓아들 살해 유무죄가 무기징역·사형 가를 쟁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20-02-18 07:00 송고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 중인 고유정(뉴스1 DB)© News1 

"피고인 현남편과 두차례 유산 겪으며 불화가 생겼고 그럼에도 현남편이 친자식만 예뻐하고 그래서 복수심 때문에 살해계획을 세운 것 아닙니까?"

"중간에 깨더라도 범행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려고 (의붓아들을)침대 아래쪽으로 끌어당겨서 가슴 뒤편과 뒤통수 눌려서 살해한거 아닌가요?"

지난 10일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 고유정(37) 사건 12차 공판.

이날 제주지법 제2형사부 정봉기 부장판사는 법정에 선 고유정을 상대로 묵직한 돌직구 질문을 쏟아냈다. 무려 2시간에 걸쳐서다.

마지막 공판에서 재판부가 고유정측 최후변론과 최후진술에 앞서 피고인을 상대로 장시간 심문을 벌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선고를 앞둔 마지막 공판에서 재판부의 고심을 엿볼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전에도 재판부가 고유정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날처럼 검찰이 신문하듯 피고인의 범행을 직접적으로 묻고 따지는 경우는 매우 보기 드문 경우다.

특히 심문은 계획범행 여부를 다투는 전 남편 살인 혐의보다는 유무죄를 가리는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비중을 뒀다.

재판부는 이외에도 "증거를 인멸하려고 의붓아들의 혈흔이 묻은 이불 등을 버린 것 아니냐", "수면제를 현남편에게 먹인 사실을 들킬까봐 염색을 해준 것 아니냐" 등등 검사 못지않게 피고인을 압박하는 질문을 수차례 던졌다.

그때마다 고유정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의붓아들 관련해서는 모든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의 이례적인 행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재판부가 사형 선고를 앞두고 확실한 심증을 굳히려고 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여전히 의붓아들 사건에 대해서는 유죄를 미심찍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의붓아들 살인 혐의에 대한 유무죄는 고유정 선고에서 사형이냐 무기징역형이냐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국민 정서와 달리 재판부에게 사형 선고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국내에서는 1997년 이후 20여년 간 사형 선고는 있어도 실제 집행된 적은 없어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돼 있다.

제주에서는 17년 전인 2003년 60대 슈퍼마켓 주인 등 3명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이모씨(당시 37)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적이 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의 선택은 무기징역이었다.

이씨는 서울에서 검거돼 서울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경우여서 제주지법 사형 선고는 1997년 이후 찾아보기 어렵다.

가장 최근의 사형선고는 지난해 4월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흉기로 찔러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이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고유정 사건 선고공판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앞서 검찰은 "사형은 정상적으로 집행되지 못하는 우리 법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지만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류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