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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라임사태·당국 대책에 은행·증권 직간접 손실 불가피"

"헤지펀드 영역에 규제 이슈 등장, 금융기관에 새로운 부담"
"금융당국, 보다 근원적인 대책 내놔 산업 구조개편 계기로"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0-02-17 10:22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증권사들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제도 개선 방향으로 인해 은행과 증권사의 직·간접적인 손실이 불가피해 은행·증권 업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사태를 금융 업종에 대한 악재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구조 재편을 통해 선진 금융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는 사모사채·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 투자비중이 50%를 넘어서면 개방형 펀드 설정을 금지하고 투자자 정보 제공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모펀드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사모펀드 시장 위축을 피하면서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 발표로 헤지펀드 영역에도 규제 이슈가 등장했다"면서 "모험자본 공급역할에 대한 정부 인식에는 변화가 없으나, 규제 기조 강화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새로운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라임 환매 연기 펀드 1조7000억원 중 개인 판매 금액은 1조원이다. 판매사의 불완전판매와 부정적 행위로 인한 손실인식 가능성이 높다"며 "(모펀드 중 하나인)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100% 배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연구원은 "50%의 펀드손실률과 60~70%의 배상률 가정 시 상위 판매사의 경우 1000억원 수준의 손실인식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 금융지주별 세전 이익 대비 영향은 1~5%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로 이 같은 직접적인 손실 뿐만 아니라 향후 사모펀드 전반의 판매수익 감소와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기회 제한,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제약, 기업금융 여건 악화 가능성 등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증권 업종은 거래대금 증가, 투자은행(IB) 실적 등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됨에도 라임운용 사태 등으로 인해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증권사들이다. NH투자증권 주가는 종가 기준 연초(1월2일)와 비교해 이달 14일 -10% 떨어졌다. 또한 삼성증권 -6.86%, 미래에셋대우 -5.90%, 키움증권 -5.18%,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2.96% 등도 하락률을 기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증권업종은 라임 관련된 보도들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약세를 시현했다"며 "불완전판매, 불법행위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반등 대비 약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주에도 언론을 통해 라임 관련 불확실성은 확대될 여지가 존재하며, 증권 업종의 의미있는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1분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라임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축소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금융위의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이후 은행의 수수료 수익 확대를 위한 무리한 투자상품 판매, 운용사의 불법적인 펀드 운용 과정 등이 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금융 업종에 대한 악재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확인함으로써 구조 재편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은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사모펀드 부실화 문제로 유발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산업이 구조재편을 통해 안정성, 수익성 등에서 압도적인 세계 최고의 금융산업으로 거듭난 바 있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금융위가 이번에 내놓은 핀셋형 제도 개선책이 아니라 근원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은행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는 금융위의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되는 3월 이후로 미룰 것을 권고했다.

그는 "핀셋 대책만으로는 라임 사태가 금융시장, 나아가 금융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결국 금융당국은 구조적 문제점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며, 금융산업 구조 개편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ej86@news1.kr